최근 미술 교육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미술교육의 필요성과 방향성, 수업 활용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시대에 미술교육의 의미를 재고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과 방안에 대한 연구에 비해 인공지능 매체 자체의 특수성에 초점을 둔 연구 즉, 내적 본질에 관한 연구는 부족하다. 본 연구자는 미술 교육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가질 수 있는 교육적 의미를 올바르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매체의 특성 및 속성과 지각 방식 등에 관해 철학적, 미학적으로 파악하는 본질적인 접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본 연구는 매체 본성에 접근하는 이론을 통해 인공지능 매체의 특성을 살펴보고, 이러한 인공지능 매체의 특성이 시각문화교육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고, 미술 수업에서 학습자는 그 특성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분석하여 향후 인공지능 매체 중심의 시각문화교육이 나아갈 다양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발터 벤야민과 빌렘 플루서의 매체이론 관점에서 인공지능 매체를 탐구하였다. 매체이론과 선행연구를 기반으로 탐색한 인공지능 매체 특성은 '유희성', '시각적 촉각성', '상호작용성', '기능적 자동성'으로 도출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매체의 특성을 구현할 수 있는 시각문화교육의 방향을 모색했다.
다음 인공지능 매체의 특성을 미술 수업에서 학습자가 어떻게 인식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울특별시에 위치한 B중학교 2학년 한 학급 학생 24명을 대상으로 하여 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활용한 미술 수업을 진행하였다. 수업의 도구로 엔비디아(NVIDIA)사에서 개발한 'GauGAN2'를 활용하였다. 수업 종료 이후 수업에 참여한 학습자를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인터뷰 내용 분석을 통해 도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공지능 매체를 활용한 미술수업에서 학습자는 새로운 형태의 유희를 경험할 수 있다. 학습자가 숙련되고 원숙한 표현대신 표현의 편리함에서 오는 흥미,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프로세스 방식에서의 재미를 느끼며 새로운 형태의 유희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인공지능 매체를 통해 시각적 촉각성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학습자들이 기존에 익숙하게 사용하던 매체와 비교하여 신체적 지각방식에 차이를 느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습자가 태블릿PC 표면의 터치와 동시에 형성되는 화면의 기술이미지를 바라보며 프로그램 체계를 이해하고 지각하며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의 확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학습자가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상호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함과 동시에 수업의 한계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학습자들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인터페이스 안에서 태블릿 PC 표면의 터치와 동시에 구현되는 이미지와 프로그램이 즉각적으로 수정을 반영하는 것을 통해 인공지능 매체와 실시간으로 상호 응답하는 상호작용의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에 학습자가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기능적 자동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응답한 것에서 본 수업에서 연구자가 의도한 기계 장치와의 상호작용을 학습자들이 완전히 이해하는데 무리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넷째, 학습자들은 인공지능 매체를 활용하며 '기능적 자동성'을 느낄 수 있다. 학습자들은 본인이 의도한 그대로 표현되지 않는 부분에서 기능적 자동성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학습자들은 인공지능 매체의 '기능적 자동성'을 비평의 대상으로 삼아 미술 분야의 새로운 미적 가치와 의미를 탐색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연구의 중심 소재가 되는 인공지능 매체에 관해 미학적 이론을 통한 본질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의 매체 특성을 도출하였다. 도출된 인공지능 매체의 특성을 바탕으로 수업을 구성하고, 학습자가 그 특성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분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미술교육의 현장에서 인공지능 매체 중심의 미술교육이 나아갈 다양한 발전 방향을 제안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