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체학은 고처리량 분석 기술을 이용하여 대사체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오믹스 기술의 한 분야로 이의 연구는 임상, 약물 기전, 바이오마커 발굴 연구에 널리 사용된다. 본 연구에서는 대사체학을 이용하여 세포주와 혈장 시료에서 약물과 질병에 따른 다양한 대사 기전을 알아보았다.
첫번째 연구로, Raji B 세포 림프종 암세포주에서 아연 이온에 대한 세포사멸이 유도될 시 대사 기전을 연구했다. 아연 이온은 세포 기능에 다양한 효소와 관련하여 주요한 역할을 하며 암에서 세포 자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이 연구에서는 ZnO nanorod 에서 방출된 아연이온에 의한 Raji 세포 자멸의 대사 기전을 연구하기 위해 대사체학 접근법을 이용했다. 세포 자멸을 유도하기 위해 12, 18, 24 시간 동안 Raji 세포주에 아연 이온을 처리한 후 초고분해능 하이브리드 오비트랩 질량분석기를 사용하여 글로벌 대사체학 분석을 진행하였다. 통계 처리를 통해 총 68 개의 유의적으로 변화한 대사체를 밝혀냈고 Full-moon array 를 통해 1380 개의 단백질의 인산화 차이를 평가하여 세포자멸과 관련된 단백질을 발견했다. 대사체학 분석 결과 글리세로포스포콜린, 지방산의 현저한 증가가 관찰되었으나 그중 아라키돈산만이 세포자멸을 유도하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백질 신호보다 대사체가 선행하여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로 분석에서 콜린 대사 경로가 변화했기에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를 사용하여 콜린을 정량하여 세포주에 아연 이온을 처리했을 시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이 연구를 통해 아연이온으로 세포 자멸이 유도됐을 시 콜린 대사 경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두번째 연구로, 역형성 림프종 키나제 (Anaplastic Lymphoma Kinase, ALK) 표적 항암제에 대한 암세포주의 대사 변화를 연구하였다. ALK 분자는 암세포 증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이를 발현하는 세포를 표적 하여 저해할 시 치료 효과가 있다. ALK 분자를 발현하는 세포의 대사 특징과 이의 저해제에 대한 대사 변화를 밝히기 위해 대사체학을 수행했다. 먼저 정상 폐 세포 L132 및 ALK 분자가 변이되어 있는 비소세포폐암 세포주 H3122 를 사용하여 세포의 대사적 특성을 비교하였다. 그 결과 ALK 변이 암세포에서 정상세포와 유의적으로 다른 17 개의 대사체들을 발굴했다. H3122 세포에서는 지방산, 글리세롤인지질, 폴리아민 대사가 감소하고 아라키돈산, 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 와 5'-methylthioadenosine (5-MTA)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ALK 표적 저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크리조티닙, 알렉티닙, 세리티닙을 H3122 세포주에 처리하여 대사체 및 지질체의 변화를 연구했다. 유의적으로 변화한 35 개의 대사체들을 발견하였고 암세포에서 감소했던 지방산과 글리세롤인지질 대사는 증가한 반면 폴리아민 대사체와 5-MTA의 감소된 것을 관측했다. ALK 저해제 처리 후 5-MTA 및 폴리아민 대사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폴리아민 대사체 putrescine, spermidine, spermine 및 5-MTA를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로 정량 하였고 이와 관련된 spermidine synthase, spermine synthase 단백질 발현도 측정하였다. 그 결과 5-MTA 및 폴리아민 대사체의 저해가 ALK 저해제에 의한 세포 사멸에 관여한다는 것을 발견했고, 2 세대 ALK 저해제인 알렉티닙, 세리티닙이 폴리아민 대사체를 유의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번째 연구로, 뇌졸중 후 장기적인 (long-term) 대사변화를 허혈성 뇌졸중 쥐 모델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뇌졸중은 심각한 장기적 장애와 염증, 우울증, 면역억제를 포함한 수많은 분자적 변화를 일으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졸중 후 합병증의 대사 기전은 불분명하여 본 연구에서는 이에 대한 대사 기전을 밝히고자 하였다. 일시적인 중대뇌동맥폐쇄(tMCAO) 마우스 모델을 설립하여 뇌졸중으로 인한 뇌 손상 및 장기적인 대사 변화를 조사했다. UPLC-Orbitrap-MS/MS 를 사용한 대사체학을 수행하여 뇌졸중 후 1 일, 1 주, 1 개월 및 6 개월 후 변화한 대사체들을 동정하였다. 뇌졸중 쥐 그룹은 1 주에 최고조에 달하는 뇌경색을 일으켰고, 최대 6 개월까지 대사 변화와 함께 뇌의 위축이 관찰되었다. 대사체학 분석 결과 뇌졸중과 관련된 72 개의 유의적인 대사체가 확인되었으며, 대사 변화는 수술 후 1 일에 가장 컸으며 1 주에 대사변화가 여전히 유의적이었으나 감소했으며, 6 개월까지 유의적인 변화를 보였다. 지방산, 코르티코스테론, 티로신 및 트립토판 대사가 변화하였으며 이들은 면역 억제 및 염증에 관여하는 대사체들이다. 따라서 뇌졸중 후 대사 변화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며 뇌 위축과 같은 뇌졸중 후 합병증과 관련될 수 있음을 밝혔다.
종합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대사체학을 이용하여 아연이온으로 세포 사멸 시 콜린 대사 기전이 변화함을 확인했고, H3122 세포주에 ALK 저해제를 처리했을 시 폴리아민 대사가 변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뇌졸중 발병 후에 장기적으로 대사가 일어남을 쥐 모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대사체학을 통해 다양한 주제에서 질병이나 약물 처리에 따라 대사 변화가 일어남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