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몰트만의 생태영성에 대한 연구이다. 몰트만의 생태영성은 모든 피조물이 생태적으로 창조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의존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회복과 서로를 존중하면서 생명의 부요를 함께 누리며 하나님의 사랑의 흘러넘침에 참여하도록 현실의 변화를 추구한다. 생태 영성은 자연을 통해 하나님의 영의 내주하심을 체험하고, 되돌릴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자연파괴를 다시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답게 되돌리려고 하는 교회 공동체의 삶의 양식을 말한다.
몰트만의 생태영성은 '성령의 사귐'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하나님과 모든 피조물 사이의 연대를 설명한다. 성령의 사귐 목적은 인간과 자연의 '공동체화'(Vergemeinschaftung)이다. 우리가 이 땅으로부터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이 땅과 함께 구원을 받는다. 우리는 몸으로부터 구원을 받지 않고, 몸과 함께 영원히 살게 된다. 그리스도인들의 원초적 희망은 하늘의 피안(彼岸)이 아니라, 이 땅에 하나님과 그의 나라가 도래하는 것이다.
몰트만의 영성은 사귐의 영성이다. 사귐은 지배하기 위함이 아니라 오히려 참여하기 위하여 그리고 다른 것들과 관계 속에 등장한다. 모든 것은 모든 것과 관계를 맺고 있다. 다양한 세상이 유지 존속될 수 있는 것은 그들 모두를 결속시켜 내는 성령이 우주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내재적인 영을 통하여 그의 피조물의 운명에 참여하신다.
몰트만의 희망의 영성은 현재를 지향한다. 기독교 신앙은 희망의 '응답'을 하도록 도전받고 있다. 희망은 '현재의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질 수 있게 한다. 그리스도의 부활 안에서 희망이 인식하는 것은 하늘의 영원이 아니라 그의 십자가가 서 있는 이 땅의 미래이다. 그러므로 인류에게 십자가는 이 땅의 희망이다.
몰트만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의 지평을 피조세계까지 확대한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인간의 신음과 고난, 그리고 모든 피조물의 신음과 고난을 해결하셨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구원 사역은 인간에게만 제한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은 자기 자신 안에 살지 않고, 신앙을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살고, 사랑을 통해 그의 이웃 안에서 산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과 그의 사랑 안에 언제나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