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무용비평의 기능에 대한 안무가의 경험적 진술을 통해 무용 비평의 현장과 문제점을 진단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통해 실효성을 검증하여 실질적인 무용비평 기능의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또한 이러한 현장 분석을 통해 안무가와 비평가의 바람직한 관계를 설정하고 제시하여 무용계와 무용비평의 상호 간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절차로는 질적 연구의 현상학적 근거를 토대로 안무가에게 개방형 설문을 실시하고 귀납분석을 통해 이들의 무용비평 기능에 대한 인식의 결과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결과 분석은 전체 참여자 100명 중 85명의 응답만이 최종 분석에 사용되었으며, 이들의 응답은 비평 경험의 유무에 따라 '그룹 A'와 '그룹 B'로 분류되었다. 85명은 모두 동일하게 '귀하가 생각하거나 경험한 무용비평은 무엇인가?'라는 문항에 응답한 뒤, 비평 경험이 있는 안무가는 다음 문항인 '귀하의 작품에 관한 비평을 접했을 때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가?'에 별도의 응답을 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첫 문항의 응답자 85명 중 52명만이 무용비평 경험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에 전체 응답자 85명은 '그룹 A', 비평 경험자 52명은 '그룹 B'로 나뉘어 결과 분석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이들 간 인식차 비교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인식조사의 결과는 본 연구의 핵심인 심층 면담의 결과를 뒷받침하는 연구의 초석으로 사용되었다.
심층 면담은 비평 경험이 다수이며, 공인된 유수의 안무가 9인에게 실시하여 본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심층 면담 또한 현상학적 근거를 토대로 범주화의 과정에 있어 귀납 분석 되었으며, 결과 분석에 있어서는 근거이론을 사용하여 연역적으로 연구의 결과를 도출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의 두 가지로 분류하여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인식조사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식차이는 비평 경험의 유무와 신인과 중견 안무가 간의 차이로 나뉘어 나타났다. 비평 무경험자는 학문적으로 학습된 경험에 의한 원론적 차원의 이해를 하였으며, 유경험자는 과거의 비평 경험의 감정적 반영을 통해 무용비평의 기능을 부정적으로 인식하였다.
둘째, 안무가는 비평의 신뢰와 공정성이 무너진 것으로 인식하고 비평의 수용에 선택적으로 반응하였다. 이들은 유용성의 가치에 따라 비평의 평가, 해석, 기록의 질적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내면과 예술적 성찰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셋째, 안무가는 비평의 기능에 있어 소통과 기록적 측면을 가장 유의미한 것으로 인식하였으며, 비평이 작품을 공식화하는 과정에서 관객과의 소통을 확장할 수 있으며 역사적, 교육적 가치 또한 발생할 것으로 인식하였다.
넷째, 안무가는 전문 비평이 아닌 관객의 평가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의식하였다. 또한 비평 권위와 영향력이 약화되었음을 인지하면서 비평의 의도적인 거부를 통해 예술적 주관에 있어 자유로운 존재임을 드러내었다.
심층 면담의 결과는 인식 조사의 결과와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안무가의 무용비평에 대한 신뢰는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가에 있어서도 비평보다 관객을 더욱 의식하였다. 안무가는 비평의 특수성은 인정하지만 신뢰할 수 없다고 진술하였으며, 관객의 평가는 수집하면서도 비평은 의도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전문 비평이 차별화되지 못하였음을 지적하였다.
둘째, 안무가는 내면적, 예술적 측면에서 안무적 동기를 부여받거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질적인 활용에 있어서는 비평을 탐색하거나 색인하지 않았다.
셋째, 안무가는 신인 시절에는 비평에 대한 부담감과 평가적 공론화에 대한 기대감을 통해 안무적 성찰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견으로 접어들면서 비평 경험과 예술적 주관이 견고해짐에 따라 비평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비평 영향력의 비중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안무가는 무용비평 기능의 긍정적인 측면을 인식함으로써 발전된 형태로서 올바르게 기능하고 역할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비평 기능의 회복은 안무가와 비평가의 수평적이고 올바른 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였다.
이상 인식조사와 심층면담의 병렬적 통합 방법의 결론으로써 안무가의 인식에 나타나는 무용비평 기능의 실효성을 검증하였으며, 이에 대한 실효성의 확대 방안은 다음과 같이 논의할 수 있다.
첫째, 신진 안무가의 비평 경험의 확보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안무가의 개념을 정립하여 통용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무용비평의 전문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한 전문지의 가치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기준을 정립하고, 비평가의 배경적 요인들을 제공함으로써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현장의 지식과 정보 공유의 장으로써 안무가와 비평가 간 공론장을 마련하여 상호 간 신뢰의 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
다섯째, 무용비평의 기록을 저장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의 구축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함으로써 상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여섯째, 안무가와 비평가의 역할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일곱째, 무용비평은 무용작품의 공론화가 가능하므로 비평을 통해 작품과 안무가를 발굴함으로써 그들의 동기부여를 제공하여야 한다. 또한 비평가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위축된 비평계의 회복과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끝으로 이상의 논의에서 제시된 바와 같은 실질적인 실효성의 확대 방안이 마련되어 상호 간극을 좁혀 나가 상생 발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본 연구와 같은 현장 분석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무용계의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