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그동안 이동 시간의 단축을 위해 많은 고속도로가 건설되었으며, 이는 산업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이와 같은 목적으로 터널은 지금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2020년 도로 교량 및 터널 건설 현황에 따르면 터널의 경우 전년 대비 60개소에 80km가 증가한 수치이며, 이는 10년 전보다 1,277개소에 1,104km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터널 내 교통사고 또한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8년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터널 상위 20곳 중 터널 길이 1km가 넘는 장대 도로 터널에서의 교통 사고율은 75%를 차지한다. 그러므로 한국도로공사에서는 고속도로 이용객을 대상으로 터널 내 운전자의 졸음과 관련 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설문 응답자의 약 70%가 터널 운행 시 지루함(졸음)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루함의 주요 요인으로 벽면의 단조로움(36%)과 같은 밝기와 색(31%) 순으로 응답하였다. 2006년 한국도로공사 도로 교통기술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터널 내에서 운전자는 단조롭고 어두운 구간에서 피로감을 느끼고, 지루함과 졸음이 증가하여 교통 사고율이 높아진다고 하였다. 이에 운전자의 교통 사고율을 낮추기 위한 방법으로 한국도로공사는 2016년부터 고속도로 3km 이상의 터널에서 운전자의 지루함과 졸음운전을 감소시키기 위해 디자인 조명을 계획하여 설치하고 있다.
한편, 터널 내 디자인 조명 설치 사례는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에 관한 신뢰성 있는 연구가 미흡한 편이다. 특히 많은 연구가 뇌파의 졸음과 관련 있는 세타파 또는 안정감에 영향을 미치는 알파파와 같이 단일 뇌파 연구만을 진행하며, 이처럼 제한된 연구 방법은 다양한 요인 분석에 대한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실험에서 피실험자의 안전운전에 대한 기술적인 한계로 가상실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어 실증적인 검증이 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무선 방식의 뇌파 측정이 가능한 기술의 발전을 적용하여 실증적인 실험연구를 하였다. 그리하여 뇌파의 5가지 델타파, 세타파, 알파파, 베타파, 감마파 등의 유형별로 영향력을 알아보았다. 더불어 구간별 색상, 밝기,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 설문조사를 통하여 디자인 조명이 피실험자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깊은 수면, 졸음, 안정감, 긴장감, 초 긴장감 등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디자인 조명 구간별 실증실험과 설문조사를 통하여 운전자에게 미치는 요인별 영향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다.
이 연구의 실험을 하기 위해 장대 도로 터널 중에서 2020년 12월로 가장 최근에 개통한 재약산 터널 구간과 산외 3터널 구간을 선정하여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구간별 디자인 조명의 특징을 파악하였다. 이후 비대면 방식으로 실험 참여자 34명을 모집하였다. 그리고 기존 연구실험에서 사용 되었던 유선 뇌파 측정기 대신 피실험자가 운전하면서 측정이 가능하고, 안전상 방해되지 않는 무선 방식의 블루투스 뇌파 측정기로 피실험자의 뇌파를 구간별로 측정하였다. 이때 재약산 터널 내에서 약 140m마다 4개소 설치되어 있는 디자인 조명 구간을 울산에서 밀양 방향으로 디자인 조명 구간 1~4까지 순차적으로 나누고, 일반 조명 구간은 1개소로 총 5개 구간에 대해서 뇌파를 측정하였다. 또한 선행연구에서 터널 내 디자인 조명 분석 시 사용된 색상, 밝기, 디자인 등에 대한 구간별 선호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이에 따라 실험에서 얻은 뇌파 데이터값과 설문조사 결과는 R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디자인 조명 구간 1은 차량의 주행 방향과 동일하게 움직이는 흰색 조명이 차량의 주행 속도감을 높아지게 하여 긴장감을 감소시키고, 전반적인 파란색 배경이 더운 날씨에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어 졸음이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디자인 조명 구간 2에서는 녹색, 하늘색, 적색, 파란색 등 4가지 색상과 밝기 차이가 빠르게 변화하는 계획들이 피실험자의 시각적인 부분에 영향을 주어 수면과 졸음을 감소시켰으며, 산과 구름의 디자인이 안정감을 증가 시켜 주었다. 디자인 조명 구간 3은 전체적인 파란색이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어 수면이 감소 되었으며, 자연적인 패턴의 디자인이 졸음을 낮춰주었을 것이다. 더불어 디자인 조명 구간 4에서는 하늘색과 흰색의 대칭형 곡선 형태의 디자인이 졸음을 감소시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안전조도만 확보되어 있는 일반 조명 구간은 피실험자의 졸음과 긴장감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뇌파 실증실험과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디자인 조명의 설치 의도와 효용성을 검증해 요인별로 살펴보면 디자인 조명이 피실험자의 깊은 수면과 관련 있는 델타파, 졸음 상태일 때 나타나는 세타파, 안정감에 영향을 미치는 알파파, 긴장감에 영향을 주는 베타파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는 터널 내 디자인 조명의 설치가 운전자에게 실증적으로 유의미하다는 것을 시사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를 토대로 향후 터널의 디자인적 조명 공간개선이 다양하게 제공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디자인 조명의 구간별 실험을 진행하여 연구 결과를 도출하고자 한다. 또한 날씨, 시간, 계절별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디자인 조명이 구간별 피실험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