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한반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미·중·일·러 4국의 안보정책이 한반도 통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이다.
한반도의 통일문제를 언급할 때 항상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바로 독일의 통일사례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분단국가였던 독일은 1990년 10월 3일 통일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당시 독일의 상황은 지금의 한반도 상황과는 상이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를 한반도 상황에 전적으로 대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독일의 통일사례는 한반도 통일에 대해 나름의 방향성과 교훈을 제시해주고 있다.
독일의 통일은 동·서독 양국의 문제인 동시에 제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자 독일의 주변국인 미·소·영·프 4국의 문제이기도 했다. 독일의 통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4국의 지지가 필요했고, 서독은 이를 위해 다양한 외교정책을 펼쳤다. 서독은 주변 4국에게 독일 통일이 가져다줄 이익을 적극적으로 어필했을 뿐만 아니라 주변 4국의 안보 위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들도 적극적으로 취했다. 그 결과 동·서독은 주변 4국의 지지 속에서 성공적인 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 독일의 통일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한반도의 통일 문제는 단순히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이유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주변 4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주변 4국이 한반도 통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에 앞서 국제관계이론 중 현실주의와 세력전이 이론을 통해 세계 및 동북아 정세를 진단했다.
두 이론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세계는 힘의 논리 속에 미·중의 세력전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그 여파는 고스란히 동북아 정세에까지 이어져 동북아의 정세를 다변적이고,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현실주의 이론에 따르면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각국은 공통적으로 국가안보를 여러 국가이익들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그 이유는 국가안보가 곧 국가의 존망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주변 4국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국가이익을 안보로 규정했으며, 이 중 특히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군사·외교·경제안보적 측면으로 한반도 통일문제를 접근했다.
한반도 주변 4국은 지역의 패권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국의 안정과 생존을 위해 군사안보·외교안보·경제안보분야에서 다양한 안보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주변 4국의 행보는 각자의 이해관계 속에서 협력 또는 대립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이해관계에 의한 대립이 지속되는 것은 한반도 통일을 위한 환경 조성에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각국의 대립과 갈등이 심화될수록 동북아 안보정세는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한반도 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인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변 4국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동북아의 안보환경을 안정적으로 조성한 가운데 한국과 주변 4국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주변 4국의 협력과 지지를 얻어내는 것은 한국의 노력에 달려있다. 한국은 주변 4국에게 통일이 가져다 공동의 이익을 제시함으로써 그들의 협력과 지지를 이끌어내야 하며, 이를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주변 4국과의 협력과 지지를 통해 여건이 조성된다면 이후 한국은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통해 개혁·개방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평화적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