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건축물에 나타난 공간들은 현재까지 그 목적과 의미가 뚜렷하며 특정된 용도의 역할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고 이로 인해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면서 공간은 그저 어떤 용도가 아닌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는 새로운 '장소'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현대 건축물에 나타나는 '무(無)의미'의 '공간(space)'이 '유(有) 의미'의 '장소(Placeness)'로 변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공간'은 사용자의 경험이나 주변 환경, 시간의 흐름, 혹은 사용된 재료 등, 이들이 갖는 유기적 특성으로 인해 '장소'로 변화하며, 건축은 이러한 장소의 생성과 물리적 확장을 통해 도태되는 건축물에 '지속가능성'을 부여한다. 이때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지속가능성은 물리적 지속가능성의 의미를 넘어 유기적 특성과 장소성을 통해 나타나는 인문학적 지속가능성을 포괄한다.
"좋은 건축은, 도시와의 관계, 시선과의 관계, 그리고 사용자로 하여금 안정되고 편안함을 느끼고 여러 감정과 즐거움을 주는 행복한 공간이며, 그저 그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미소짓게 하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공간이다." - Jean Philippe Vassal
안 라카톤(Anne Lacaton) 과 장 필립 바살(Jean Philippe Vassal)은 건축을 '열려있는 존재'로 인식하며 건축 공간과 사용자의 관계, 환경과 건축 공간의 관계, 사용자와 환경의 관계에 있어 유기적이고 확장적인 측면을 갖는다. 이들은 '공간'은 사용자로 하여금 비로소 그 의미와 가치를 갖는다고 판단하며, 이를 통해 '장소'가 완성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기존의 것을 파괴하지 않고 유지하는 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 냄으로써 건축물에 또 다른 지속가능성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안 라카톤과 장 필립 바살의 건축에 나타나는 지속가능성을 다양한 시각으로 이해하기 위해 유기적 장소성에 대한 이론을 선 고찰한 후, 유기적 장소성에서 나타나는 지속가능적 특성을 도출하고 이를 라카톤과 바살의 작품에 대입하여 분석한다.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한다.
제 1장에서는 연구의 배경과 목적을 제시하고, 연구의 방법과 범위를 서술한다.
제 2장에서는 라카톤과 바살의 건축적 배경을 이해하고, 유기적 특성과 장소성의 이론 고찰 및 상관관계를 통해 유기적 장소성의 개념을 정의한다.
제 3장에서는 유기적 장소성에 의한 지속가능성을 이해하기 위해 유기적 장소성의 관점에서 나타나는 지속가능적 특성 요소 3가지를 도출하여 이를 분석한다.
제 4장에서는 라카톤과 바살의 건축 작품을 선정하고, 위 3장에서 도출한 특성 요소를 대입하여 이를 분석한다.
제 5장에서는 앞에서 분석한 내용을 종합, 정리하여 라카톤과 바살의 건축 공간에 나타나는 지속가능성을 새로운 시각에서 서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