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중국 정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유수아동 수는 697만 명에 달한다. 이러한 큰 규모의 유수아동들이 교육, 생활, 심리 등 여러 면에서 문제를 겪고 있다는 선행연구가 있어왔고 연구자 역시 유수아동이 어떻게 전 생애에 걸쳐 교육적 불평등 및 교육적 소외를 겪고 있는지를 연구한 바 있다. 또한 연구자는 석사논문에서 유수아동들에게 가정교육과 학습 감독 역할이 부재하며, 그들이 상업화된 대중문화에 침식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확인하였다.
이 연구는 연구자의 석사논문의 후속연구로서 본 연구에서 연구자는 유수아동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들어가 공부방을 마련하고 공부방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실행하여 유수아동의 소외된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늠해보고자 하였다. 이때, 공부방 운영 경험에 접근하여 연구하는 패러다임은 질적 연구이고, 연구를 바라보는 관점은 비판교육학이며, 연구방법은 실행연구이다.
본 연구에서는 계획, 실행, 성찰로 구성되는 실행연구의 사이클이 세 차례 진행되었다. 비판교육학 시각으로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과 달리 실제 1차 실행에서는 전통적 교육패러다임을 따르는 과정을 거쳤다. 연구자는 성찰을 통해서 이를 반성하고 아이들을 실행연구의 주체로 만들기 위해 2차 계획 및 실행에서는 그들의 내적 동기를 촉발하고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2차 실행이 1차 실행보다 잘 진행된 원인을 2차 성찰을 통해 정리하여 비판교육학 시각에 따른 '나만의 공부방 놀이 실행 준거'를 드러냈다. 이어진 3차 실행은 이러한 준거들에 따라 여러 놀이들을 실행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도출된 공부방 경험의 의미는 세 부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첫째, 공부방은 민주적인 공간으로, 공부방 경험은 학습자인 유수아동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기능을 했다. 둘째, 공부방은 참여적인 공간으로, 공부방 경험은 대화를 통해서 유수아동 개개인의 특성을 존중하여 그들의 능동성을 촉발하는 기능을 했다. 셋째, 공부방은 해방적인 공간으로, 공부방 경험은 유수아동들의 문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늠해 보는 기능을 했고 연구자를 더욱 비판교육학적인 교수자로 발전시키는 기능을 했다. 이와 더불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자의 성찰이 가진 의미를 고찰한 결과, 연구자의 끊임없는 성찰은 더 나은 공부방 경험을 만들기 위해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