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성장소설 「동백꽃」의 교수·학습 활동을 분석하고 새로운 교수·학습 방법을 모색하였다. 문학이란 우리의 삶을 반영하는 예술로서 학생들은 문학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고 더 나아가 사회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자아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세계와의 관계를 설정해 나간다. 이 중 성장소설은 유년기에서 소년기를 거쳐 성인의 세계로 입문하는 한 인물이 겪는 내면적 갈등과 정신적 성장,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한 각성의 과정을 주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 학생들은 성장소설을 통해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고 자아의 사회화를 추구한다. 우리는 누구에게나 과거를 돌아보았을 때 미성숙한 부분이 있으며 지금 현재도 미성숙한 시기들을 겪고 있을지 모른다. 성장소설은 우리와 같은 미성숙한 주인공이 성숙으로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독자는 이를 보며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그려보는 교육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성장소설의 문학 교육적 가치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중학교 교과서 중 성장소설 「동백꽃」이 수록된 6종 교과서의 교수·학습 활동을 분석하여 성장소설의 여러 층위의 학습 요소들이 교수·학습 활동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가를 분석하였다.
「동백꽃」은 향토성, 해학성, 문체, 신분적 차이, 갈등의 전개와 해소, 서술자와 시점 등의 다양한 층위에서 어떤 학습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방면에서 교수·학습의 방법을 설정할 수 있는 작품이다. 또 문학적으로 수준 높은 가치 이외에도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남녀 간의 미묘한 감정에 따른 갈등과 화해를 그리고 있어 성장소설로서 학습자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기에 좋은 작품이기도 하다. 「동백꽃」에는 성장소설의 모티프 중 성적 모티프가 반영되어 있다. 현실에서 관습화되어 있는 소극적인 여성상과 적극적인 남성상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여성상과 소극적인 남성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점순'이 적극적으로 '나'에게 다가와 감자를 주고, 닭싸움을 시키며 '나'를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과 '나'를 괴롭히는 포악적인 장면으로 나타난다. '나'는 '점순'에게 괴롭힘을 당했으나 '점순'이 마름집 딸이기에 '점순'의 닭을 죽인 후 용서를 구하기 위해 소맷자락으로 눈을 가리고 울며 잘못했다고 말하는 순박하고 여성적인 모습을 보인다. 「동백꽃」에서는 이와 같이 성에 대한 인식이 빠른 '점순'과 성에 대한 인식이 느린 '나'의 성에 대한 인식 차이와 계급적 신분상의 차이로 인해 여자와 남성이 뒤바뀐 모습이 나타난다. 이와 같은 성에 대한 뒤바뀐 태도는 소설의 결말 부분에서 더 두드러진다. '나'와 '점순'은 '점순'의 적극적인 힘에 의해 동백꽃에 파묻히게 된다. '점순'과 '나'의 화해의 장면과 동백꽃 배경을 통해 '나'는 성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알싸한 동백꽃 향기는 '나'와 '점순'의 관계를 보다 긴밀하게 하며 '나'는 성에 대해 성숙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적극적인 여성을 통해 소극적인 남성이 성에 대해 눈을 뜨는 성숙의 과정을 볼 수 있으며, 학생들은 이를 통해 1930년대의 지주와 소작농의 관계를 알고 남성과 여성상에 대해 새롭게 정립하는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성장소설 「동백꽃」의 내용 성취기준은 '[9국05-03] 갈등의 진행과 해결 과정에 유의하며 작품을 감상한다.' 와 '[9국05-04] 작품에서 보는 이나 말하는 이의 관점에 주목하여 작품을 수용한다.' 로 교과서에서는 이를 반영하여 교수·학습 활동이 잘 구성되어 있었다. 인물간의 갈등과 보는 이나 말하는 이에 초점을 맞춘 활동 모두 공통적으로 소설의 내용 파악을 위한 활동이 우선 제시되었다. 삽화를 제공해주고 삽화에 해당하는 내용을 적어 보며 내용별 순서를 배열하도록 하거나 내용을 제시해주고 시간 순서대로 내용을 배열하도록 하였다. 인물 간의 갈등에 초점을 맞춘 경우 등장인물의 관계와 성격을 파악하여 갈등의 원인과 진행 및 해결 과정을 분석하도록 하였고, 소설의 시점에 초점을 맞춘 경우 시점의 특징을 파악하는 활동이 제시되었다. 「동백 꽃」 소설에서 보이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파악할 수 있는 소설 속 내용을 확인해 보고 소설의 시점을 바꾸면 달라지는 소설의 분위기와 내용을 파악해보도록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시점을 바꾸어 소설을 새롭게 써 보는 활동을 진행하고 자신이 쓴 글을 친구와 함께 바꿔 읽어보고 이야기해 보도록 함으로써 말하기·듣기, 읽기, 쓰기 활동의 조화로운 학습 활동이 적절히 제시되어 있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학생들이 문학작품의 이해 방법을 학습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해 봄으로써 문학작품의 향유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성장소설로서 학생들 개인이 사회와 소통하여 새로운 자아정체성과 세계관을 형성하는 내면적 성장을 위한 활동은 제시되지 못한 한계점이 보였다. 「동백꽃」은 적극적인 여성과 소극적인 남성상을 통해 '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보여줄 수 있으며 지주와 소작농의 관계를 통해 1930년대의 시대적 특성 또한 살펴볼 수 있는 성장소설로서의 가치를 함유하고 있으나, 이에 관련된 활동이 교과서에 전혀 제시되지 못한 아쉬운점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좋은 성장소설 작품들이 있고, 본 연구를 통해 성장소설의 문학 교육적 가치에 대해 살펴보았으므로 작품을 다루는 교수·학습 과정 속에 성장소설로서의 가치가 함유된 교수·학습 활동으로 학생들의 내면적 성장을 이루는 기회들이 주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