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강박관념〉은 여성이 가지고 있는 각선미에 대한 강박관념을 스타킹(Stocking)을 매개물로 표현한 사진 작업이다. 스타킹은 하나의 단순한 소모품을 넘어, 각선미에 대한 욕망을 보충하기 위해 착용의 불편함을 감수하게 만드는 이중성을 지닌다. 연구자는 이 작업을 통해 스타킹에 투영된 양면적 심리작용으로서 미적 욕망과 강박관념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그러나 스타킹을 더 이상 강박관념이 낳은 억압이나 콤플렉스의 상징으로 삼지는 않는다. 오히려 날씬한 각선미를 지향하는 심리적 욕구를 유쾌함과 자유로움 으로 새롭게 조합된 긍정적인 사진 이미지로 재현하려는 것이다. 다양한 디자인의 스타킹을 관조하고 촬영하고 오리고 붙이고 조합하는 작업 과정에서, 그동안 은밀하게 작동하던 강박관념은 건강하게 외부로 표출되기 시작한다. 강렬한 패턴, 리듬, 장식, 색상과 같은 조형성 이면에 은유나 풍자, 때로는 직유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배경지 위에 스타킹을 신겨 놓은 마네킹, 따로 제작한 오브제 등을 배치하였으며,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고 포토샵으로 편집하였다. 세 종류의 크기로 편집을 마친 이미지들을 잉크젯프린터로 매트지에 출력하였으며, 아크릴 면 접착액자로 완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