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이 2020년 3월부터 현장에서 실행되는 과정을 담아낸 것으로, 개정된 누리과정이 혼합연령반 유아의 놀이행동에 따라 놀이역할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또한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을 실천한 결과 혼합연령반의 유아간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 같은 연구 목적에 따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을 실천한 혼합연령반 유아의 놀이행동에 따른 놀이역할은 어떠한가?
2.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을 실천한 혼합연령반 유아의 놀이행동에 따른 유아간 사회적 관계는 어떠한가?
본 연구는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을 실천한 혼합연령반 형님과 아우의 놀이행동에 따른 놀이역할과 사회적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충청북도 남이면에 위치한 어린이집의 만 4, 5세 혼합연령 유아학급인 사랑반(가명)의 유아 17명을 대상으로 2020년 5월 6일부터 2020년 11월 13일까지 약 6개월 동안 참여관찰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본 연구자는 2019 개정 누리과정을 현장에서 시행함으로써 변화되는 과정을 기대하며, 특히 혼합연령반에서 나타나는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이 사랑반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를 기대하였다. 참여관찰을 통한 연구로 연구 관련 활동은 연구자인 사랑반 담임교사가 실행하였다. 본 연구는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을 실천한 혼합연령반 유아의 놀이행동에 따른 놀이역할과 사회적 관계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유아간 놀이를 관찰하였다. 연구를 위해 놀이과정을 녹화하고 전사과정을 거쳐 현장 노트를 작성하였다. 또한 연구자의 반성적 저널, 유아 관찰 일화 기록 및 음성녹음, 유아가 자유롭게 표현한 활동지나 사진 등 자료를 수집하여 체계적으로 분류한 범주에 의해 자료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나타난 유아·놀이중심 교육 과정을 실천한 혼합연령반 유아의 놀이행동에 따른 놀이역할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을 통한 사랑반 교실 분위기의 변화이다. 처음에는 교사가 계획한 놀이를 기초로 이루어지던 것이 점차 유아가 만들어가며 유아의 흥미와 요구를 반영하는 놀이과정으로 변화되었다. 흥미 영역의 제한된 환경에서 머물던 유아들의 영역이 점차 사라지고 유아가 스스로 놀이를 창의적으로 자유롭게 만들어 갈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다. 즉 유아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통된 관심사가 주놀이가 되며, 점차 확장되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하루 일상생활 속에서도 놀이의 흐름이 이어졌고,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을 통한 시간의 통합까지 이뤄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유아는 정리시간, 급·간식 시간 등 하루 일정표에 못 박힌 시간에서 벗어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놀이를 이어 가는 등 놀이의 연속성으로 인한 안정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둘째, 혼합연령반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상황이나 갈등들에 대해 형님·아우 간의 역할에 따른 적극적 의사표현과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 등으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형님으로서 권위를 내세우며 놀이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모습이나 아우로서 형님에게 무조건 양보하고 의지하려는 소극적 모습이 아니라 서로 의견을 내고 받아들이며 함께 놀이를 만들어가는 관계가 이루어졌다. 예를 들면 형님의 역할에 있어서 아우에게 어려운 상황이 부딪히게 되면 도와주려 하고 혼자 노는 아우를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아우에게 생긴 문제를 형님으로서 해결해 주고자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갖고 놀고 싶은 놀잇감이 있어도 형님이 갖고 노니 말을 못하는 아우를 보며 대신 이야기해주는 등 가족 같은 분위기로 이끌어 가는 형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우 역시 어린아이처럼 형님에게 의지하려는 모습보다는 당당하게 놀이를 제안하고, 스스로 놀이 주도권을 요구하며 때로는 형님의 멋진 모습을 모방하여 또래 친구에게도 도와주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였다. 이는 단일연령반 구성에서와는 달리 혼합연령반으로 구성되어진 상황에서 유아중심, 놀이중심 교육과정이 유아들의 상호작용 속에 녹아든 결과라 할 수 있겠다.
본 연구는 혼합연령반에서 각 유아 간 연령의 차이와 개인수준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서로 가족 같은 분위기로 놀이를 만들어 갈 수 있었는데 이는 자유롭게 놀이를 만들어 갈 수 있었던 환경, 유아·놀이중심으로 함께 놀이를 이끌면서 서로 상호작용과 의사 표현의 존중의 결과라고 판단된다. 또한 유아간 사회적 관계를 맺어 나갈 때 혼합연령반이 가진 긍정적인 관계 맺음이 유아의 성장에 의미 있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19 개정 누리과정이 현장의 교사의 자율성을 인정하며 유아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실천할 수 있게 한 것은 현장에 있는 교사로서 유아에게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가 유아교육현장에서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와 시행 하는데 있어서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혼합연령반을 운영하는 기관에서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하여 교사가 혼합연령반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 리고 긍정적인 사고로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을 실행함으로 유아의 성장과 발달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