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언어의 제한으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서 보완대체의사소통(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AAC)을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AAC에서 사용되는 기존 상징의 형태 및 배열은 의미 파악과 전달의 정확성이 낮다는 단점을 갖고, 이에 따라 맥락 단서를 화면 내에 함께 제공하는 시각장면디스플레이(Visual Scene Display, VSD)가 제안되었다.
일반적으로 현장의 AAC 화면은 사람의 형태와 정적 사물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나 동사의 경우 정적 상징보다 동적 상징의 상징 투명도와 명칭 일치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Schlosser et al, 2012). 더불어 제한된 구어 능력을 지닌 AAC 사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친숙하지 않은 어휘 상징 사용에 따른 영향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효율적인 의미 파악과 전달을 위해 상징에 기능과 행위를 포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하며, 친숙도에 따른 시각 패턴 양상을 확인해 AAC 화면 구성을 위한 기준점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VSD 내 사물 사용 행위 유무와 사물 친숙도에 따른 사용자의 시각 패턴 차이를 아이트래킹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대상자는 연구 참여 기준을 충족한 성인 25명이었다. VSD 화면을 구성하는 10개의 사물은 친숙도 설문조사를 통해 친숙도가 높은 사물과 낮은 사물로 분류되었고 VSD 화면은 사물을 사용하는 화면 10개, 인물이 사물을 응시하나 사용하지 않는 화면 10개로 구성되었다.
연구를 위한 장비를 갖춘 실험실에서, 대상자는 안경형 아이트래커를 착용하고 모니터 앞에 서 자유 응시 과제(free observation)를 수행했다. 각 VSD 화면은 8초마다 화면이 전환되는 형태로 제시되었고, VSD 화면을 구성하는 배경, 인물, 중심 사물, 보조 사물은 각각 영역 별 시선 응시 통계 수치를 확인하기 위한 AOI(Area of Interest)로 설정되었다. 이후 Tobii Pro Lap 프로그램을 이용해 각 척도 별 데이터를 출력 및 분석했다.
VSD 내 인물의 사물 사용 행위 유무에 따른 시각집중패턴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전체 시선고정시간은 10개 사물 중 7개 사물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사물에 대한 평균 전체 시선고정시간은 사물을 사용할 때 더욱 길었으며, 사물 사용 시 사물에 더 오랜 시각적 집중을 불러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응시시간은 대상자 별 응시 패턴 차이로 인해 데이터가 일치하는 일부 집단만을 분석한 결과, 10개 사물 중 6개 사물에서 사물을 사용할 때 평균 첫 시선고정시간이 더 빠르게 나타났다. 시선고정 횟수는 사물을 사용하는 경우 더 높은 평균 시선고정 횟수를 보였으나, '강판'만이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VSD 내 사물의 친숙도에 따른 시각집중패턴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전체 시선고정시간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첫 응시시간은 대상자 별 응시 패턴 차이로 인해 데이터가 일치하는 일부 집단만을 분석한 결과, 사물 사용 시 친숙하지 않은 사물을 더 빠르게 응시했고, 사물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친숙한 사물을 더 빠르게 응시했다. 시선고정 횟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사물 사용, 사물 응시 조건 모두에서 친숙한 사물이 더 큰 평균 시선고정 횟수를 보였다.
본 연구 결과를 통해 사물 사용 행위는 사용자의 일부 시각집중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사물의 친숙도는 사용자의 시각집중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는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이는 AAC 사용 시 화면 구성에 있어 인물의 행위가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더불어 동일한 화면에 대해서도 사용자 별로 응시 패턴에서 다양한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AAC 화면 구성 시 개인의 특성을 확인하고 반영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보다 다양한 조건에서 여러 집단을 대상으로 시각집중패턴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며, 집단을 일치시켜 사람의 사물 사용 행위, 주의와 시각 패턴 간 인과관계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