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선현들의 영정을 표준화하라는 대통령 및 국무총리의 지시하에 정부표준영정이 제정된 이래, 47년 만에 대한민국 표준영정 1호 충무공 이순신을 그린 작가의 친일 행적과 복식 고증 오류가 있다는 이유로 표준영정에 관한 지정 해제가 논의 중이다. 이는 지폐디자인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은행권 지폐디자인의 소재에 대한 고민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은행권 지폐디자인에 사용된 인물의 초상은 선정에 대한 논의뿐만 아니라 초상을 표현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갖게 되었다.
연구자는 이런 문제 제기를 기초로 한국은행권 지폐디자인에 사용된 인물 및 초상 표현을 고찰함으로써 은행권 지폐디자인과 함께 도안용 초상을 표현하는 데 디자이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논증하기 위해 연구자는 1장에서 화폐의 정의와 기능을 통해 인물의 초상 표현에 대한 중요성을 재인식함으로써 한국은행권 지폐디자인에 사용된 도안용 초상이 새롭게 논의되어야 한다는 점을 부각하였다. 2장에서 연구자는 한국은행권 지폐디자인에 선정된 인물과 표준영정에 대해 심도 있게 고찰하였다. 이는 한국은행권 지폐디자인에 사용된 인물의 초상 표현이 정부표준영정을 토대로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3장에서는 한국은행권 지폐디자인을 살펴봄으로써 지폐디자인의 특성, 규격, 색상 및 액면가, 소재, 위조방지 요소에 대해 심도 있게 고찰하였다. 시대별 지폐디자인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한국은행권 지폐디자인에 사용된 인물의 초상 표현이 변화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한국은행권 지폐디자인에 사용된 인물의 크기 및 표현을 면밀히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 과정을 통해 한국은행권 도안용 초상은 표준영정을 토대로 표현되지만 지폐 제작 당시의 상징적 기능에 영향을 받아 초상의 크기, 채문 디자인, 초상화의 세부 표현이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4장에서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대중의 인식 변화와 도안용 초상에 대한 사용자 반응에 주목하였다. 왜냐하면 지폐디자인이 자국의 문화를 나타내는 매체로서 발행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중의 인식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위인을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를 고찰하였다. 나아가 연구의 관심을 확장하여 사용자들의 시각에서는 지폐디자인에 사용된 인물의 초상 표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고자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을 나타내는 도안용 초상 표현에 있어서 인물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 지폐디자인을 통해 재현될 때 비로소 자국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담아내는 은행권 디자인으로서 가치가 더 높아짐을 알 수 있었다.
연구자는 한국은행권 지폐디자인의 변천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한국은행권 지폐디자인 및 도안용 초상의 표현을 연구하였다. 인쇄술이 발달하고 지폐디자인이 갖는 재현적 사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지폐를 표현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