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에 따른 신기후체제의 출범으로 기업은 기후변화 대응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를 받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기후변화 이슈가 갖는 고유한 특성, 즉 이는 특정 기업 또는 특정 산업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 공동의 이슈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개별 기업으로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쉽지 않다. 여기에 기업지배구조의 역할과 중요성이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기업지배구조 특성 중 어떤 요소가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특히, 탄소배출 성과에 도움을 주는지 실증분석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5년도부터 2018년도까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대상기업 중 상장회사를 표본으로 하여 다중회귀분석을 통해 기업지배구조가 탄소배출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탄소집약도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분석 결과 첫째, 이사회의 규모가 클수록 탄소배출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둘째, 이사회의 독립성이 강할수록 또한 탄소배출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셋째, 지속가능경영위원회의 설치는 예상과 달리 탄소배출 성과와 유의한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 아니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기업지배구조 특성과 기업의 탄소배출 성과 사이의 관계를 국내 최초로 실증 분석한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탄소경영 역량을 강화하려는 기업 내부 이해관계자에게는 효과적 이사회 구성을 위한 기준을 제시하고, 또한 기업의 탄소경영 역량을 측정·평가하려는 외부 이해관계자에게는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알리고 평가에 있어 합리적 판단 근거를 제공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