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진각밀교의 법신설법에 대해서 법신비로자나불의 기원을 찾으면서 진각밀교의 근본본존인 법신비로자나불과 신행의 본존인 육자진언과 그 관행 등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먼저 법신불사상이 성립되는 과정으로서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시대를 지나면서 佛身이 어떤 과정을 지나서 개념이 정리되고 확장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즉 佛身에 대한 개념변화가 色身인 석존에서 우주전체를 총섭하는 法身으로 발전하여가는 과정과 報身佛의 중간과정을 고찰하고, 三身說, 四身說 등의 佛身觀이 밀교의 法身大日如來와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밀교경전에 나타난 법신설법은 법신비로자나불의 의미가 확대되면서 수용신으로 전개되었다. 우주 자체가 大日如來가 加持한 법신불이기에 진리를 전하고자 중생의 근기에 따라 如如하게 나타나서 설법한다. 法身佛은 중생근기에 상응하여 무량한 방법으로 설법하고 즉신성불로 인도하려는 것이 법신불의 大慈悲라 할 수 있다. 대자비의 실천을 위하여 대승의 법신설에서 법신의 범위가 확대되어 수용으로 전개하여 수행의 단계를 현실로 끌어내린다. 대승불교에서 이론적인 면이 강한 법신과 여래장이 수용신과 태장으로 구체화되면서 법신설법의 근거를 제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법신설법으로 대표되는 진각밀교는 전통적인 밀교의 기본교리와 밀교의 정신은 받아들이되, 상징체계에 의해 조직된 밀교의 의식체계와 수행법은 선별하여 필요한 부분만 선택하여 받아들임으로써 독자적인 밀교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래서 진각종은 보리심, 법신비로자나불, 만다라, 삼밀관행 등의 기본개념과 卽事而眞 등의 밀교정신을 독창적으로 수용하면서도,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밀교의 精緻하고 복잡한 실천 의례의식과는 오히려 반대로 극히 간명하고 단순한 실천형태를 가지게 된다.
회당은 근본에 돌아가면 즉시 밀엄국토가 건설된다는 會末而就本으로 실천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현상적 사실 속에서 진리가 내재되어 있다는 卽事而眞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회당의 법신설법설은 當體說法, 當體法門이라 할 수 있지만, 보통 두 가지를 통칭해서 當體法이라고 한다. 당체법은 현상적 당체가 그대로 法身佛의 說法이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이와 같이 회당이 밀교의 법신비로자나불, 진언, 삼밀수행 등을 수용하고 자내증으로 재해석한 특수한 밀교교학을 宗旨로 하여 창교한 진각종의 교법을 일컬어 진각밀교라 한다.
회당이 설하는 법신설법의 원리는 법신비로자나부처님은 시방삼세 하나이어서 온 우주에 충만하여 없는 곳이 없으며, 가까이 곧 내 마음에 있는 자성법신을 근거로 한다. 즉 법신불이 진리법을 설할 때, 중생이 心印, 즉 自性을 밝혀서 진리법으로 수용하여야 하기 때문에 당체법의 두 축이 되는 것이다. 자성을 밝히기 위해서는 법신불과 일치하는 三密修行을 하여야 한다.
삼밀행을 하는 구체적인 방향으로 금강계만다라에 등장하는 37존을 들고 있으며, 삼십칠존의 일체여래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4종의 변화신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것은 법계의 활동작용, 그 자체가 법신삼밀이라는 의미이다. 밀교에서는 중생의 행위도 삼밀작용을 하므로 본질적으로는 佛이라는 개념이다.
회당의 당체설법교설은 밀교의 事와 理가 본래 다르지 않고, 즉 法界差別 현상 자체가 절대평등의 진리라는 卽事而眞의 사상을 계승하였다. 현실 속에서 구체적 실천을 강조하고 현실을 진리의 실상세계로 보는 것이 당체설법이다.
당체법문을 체득하는 방편으로 진각밀교에서는 육자진언염송을 하고 있으며, 이 삼밀관행으로 심인을 밝혀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회당은 염송의 방법으로 『금강정유가중약출염송경』에서 설하는 사종염송법을 채택하고, 『육자대명왕경』 등 조선시대부터 전통적으로 전해져오는 자기밀주관념도에서 설하는 육자포치를 계승하여 진각종 육자관행의 체계를 세웠다.
육자관행을 통하여 진언행자는 심인을 밝히고, 이에 따라 智悲勇이 일어나게 되며, 나아가 실상같이 자심을 알아서 인과를 깨닫게 되고 육행실천을 하게 된다. 진각밀교는 육자관행을 수행하여 청정한 지혜, 자비, 용맹을 얻어 자성을 증득하게 되고, 심인을 밝혀 우리들이 머무는 지금 이곳을 현세정화하여 밀엄정토를 건설하여야 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