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문화 등을 토대로 하는 다양한 요소들의 결합과 함께 탄생하고 끊임없이 발전한다. 재즈 역시 독자적으로 탄생한 장르가 아닌, 서양음악의 발전에서 파생된 장르로 어떠한 음악은 클래식과 재즈라는 이분법적인 관점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인상주의 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거론되는 라벨은 수많은 클래식 작곡가 중 재즈에 영향을 미친이로 손꼽힌다.
본 논문은 지속되는 Bb Organ Point의 바탕 위에 다양한 화성적 시도가 나타나는 라벨의 '교수대(Le Gibet)'를 재즈화성적 관점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공통음으로 연결된 두 가지 이상의 Scale이 결합되어 선율이나 화성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방식은 Upper Structure, 화성의 확장, Tension의 생성으로 이어진다.
둘째, Triad에 의한 Upper Structure Triad의 사용을 확인할 수 있다. 본 곡에서 나타나는 Triad는 대체로 Tension을 내포하기에 풍부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데 일조한다.
셋째, Chromaticism의 선율에서 Approach Chord, Passing Chord의 기능을 하는 Block Chord를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은 수직적인 화성의 구조물을 움직이는 데 영향을 미친다.
넷째, 사용된 보이싱들은 재즈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Drop 2, 5도, 4도 구성의 보이싱과 동일하다. 이러한 보이싱은 Tension을 포함하며 사운드를 더욱 풍부하게 한다.
다섯째, Organ Point와 선율에 화성을 붙이는 과정에서 나타난 비화성음은 재즈의 Tension 이론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여섯째, 선율을 중심으로 하나의 화성이 Inversion으로 진행된다. 화성의 진행과 기능을 유지한 채 선율을 Harmonize 하는 것은 재즈의 Block Chord와 동일한 맥락이다.
본 논문은 라벨의 '교수대(Le Gibet)'에서 나타나는 모던 재즈의 화성 어법을 중심으로 분석하였고, 분석을 통해 모던 재즈의 화성 체계와의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라벨은 모던 재즈를 접하거나 공부할 때 적지 않게 언급되는 대표적인 클래식 작곡가지만 수많은 클래식 작곡가들 중 왜 라벨이 재즈 뮤지션 사이에 특별하게 회자되어왔는지, 구체적으로 그의 어떤 부분이 재즈에 영향을 주었는지 분석적으로 연구된 체계적인 자료를 접하기 어렵다고 판단되어 본 연구를 진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