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기도는 복음서의 여러 곳에 등장하나 이 중 가장 긴 기도문이 요한복음 17장의 기도이다. 요한복음 17장의 기도는 하나님과 함께 선재하시다가 하나님의 구속사의 뜻을 따라 성육신하셔서 지상사역을 성취하시고, 지상사역의 마지막이자 인류 구원을 위한 최고의 사역인 십자가 죽음 이후 예수는 아버지께로 돌아가야 하는 시점에서 드린 기도이다. 26절로 기술되어 있는 17장의 흐름을 보면 하나님의 섭리와 그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 낸 예수의 전 생애, 즉 성육신하심으로 인한 이 땅에서의 삶, 성육신 이전의 삶과 성육신 이후의 삶까지도 추측할 수 있게 한다.
예수의 생애는 크게 보면 인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구속사이다. 세상을 사랑하사(요 3:16) 멸망치 않고 구원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사랑은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를 이 땅에 내려 보내셨다.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는 예수의 마지막이자 최대 사역이라 할 수 있는 십자가 죽음 이후 예수는 승천하심으로 하늘 아버지께로 돌아간다. 이 땅은 예수가 부재중이다. 예수가 부재중인 이 땅에서 예수의 역할을 대신해 나가야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의 복음 선포이다. 그리스도인들의 복음 선포 또한 예수의 지상명령이며 하버지의 뜻이다. 아버지의 뜻을 위해 예수의 역할을 대신 해 나가야 할 예수의 제자들을 위한 기도 또한 17장의 기도이다.
이러한 복음서의 핵심을 요약해 놓은 것이 요한복음 17장의 예수의 기도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십자가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드리고 있는 기도라는 점에서 공관복음서의 겟세마네 기도와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공관복음의 겟세마네기도는 인간 예수로서 고뇌와 슬픔에 쌓인 인간예수를 묘사한다. '고통의 잔'을 피할 수 있게 하실 수 있다면 넘어가게 해 주실 것을 기도하는 것이 공관복음마다 병행구절로 나타나고 있는 겟세마네 기도이다. 결국 본 논문에서는 요한복음 17장 전체 주석을 통하여 위에서 언급한 복음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이 신학적으로 어떤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내용에 대한 주석적 이해와 더불어 요한복음 17장에 나오는 예수의 기도 신학을 탐구하게 될 것이다. 모든 연구 과정을 통하여 요한복음 17장의 신학과 메시지가 요한의 신학을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고찰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