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천상병 시의 생태의식에 대해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천상병의 시는 환경문제가 갈수록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오늘날의 관점에서 생태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행하는 데 근본적으로 고려할 만한 생태의식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고 그 양상과 의미를 연구하였다. 본고는 천상병의 시를 노르웨이의 철학자 아르네 네스의 심층생태학과 노자의 사상을 접목하여 생태의식의 관점으로 살펴보았다.
본고에서는 천상병 시 전체를 연구 대상으로 삼아 그의 시에 나타나는 생태의식을 집중적으로 II장에서는 '자연과 삶의 발견', III장에서는 '자연의 생명력에 대한 성찰', IV장에서는 '근원적인 자연과의 합일'로 고찰하였다.
먼저II장에서는 천상병의 가난이, 단순 소박하면서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그의 시세계를 지탱하는 근원적인 힘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동백림 사건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경험한 후에도 절망하지 않고 긍정적인 삶의 행로를 지속해갈 수 있었는데, 그것은 자연에서 도를 발견하고 시를 쓰면서 치유의 과정을 경험했기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III장에서는 천상병이 인간은 생태계내의 모든 존재와 상호 관련되어 있다고 보았음을 알 수 있다. 그에게는 존재 자체를 소중히 아끼고 보호하려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희망의 생태의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에게 자연은 이상적인 조화와 활력의 공간이 된다. 그는 녹색의 풍경에 감탄하고 자연의 섭리에 감사하면서 상생하는 경이로움을 찬미하였으며, 또한 아름다움과 생성의 매개체로서 '봄'의 이미지를 사용하였다.
IV장에서 천상병은 흙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이 지상으로부터의 삶에서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곳에 대하여 구체적인 사유를 한다. 그는 우주의 섭리에 따라 자연과 자신의 일체감을 느끼며, 삶의 기쁨을 누리고 회귀의 정서를 자연친화적인 상상력으로 노래했다. 이 세상을 아름다운 소풍처럼 여기고 살다가 귀천한, 천상병의 순수무구한 시세계에서 근원적 자연과의 합일을 확인할 수가 있다.
이상으로 천상병의 생태의식을 살펴본 바, 그의 시는 소박한 자유와 삶의 달관을 담고 있으며 자연과 일체가 된 의식을 드러내었다. 그의 시에 내포되어 있는 자연 친화적인 삶의 태도와 생태의식을 확인함으로써 그의 시가 지닌 생태학적인 가치를 발견할 수가 있었다. 그의 시편들은 현대의 각박한 사회의 일상 속에서 바쁘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천상병은 세속적 명리를 떨쳐버리고 온힘으로 순수하게 자신의 시를 지킨 진정한 생태적 시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