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중국 광동성 조주시 조산일대의 전통적인 음다문화이자 중국을 대표하는 다예로 꼽히는 조산공부차의 전통다구와 음다법을 정리한 후 이와 같은 전통문화가 현대의 조산지역 음다문화와 조산인들의 삶에 미친 영향을 조사하였다.
조산지역은 최소 송대부터 차를 재배하고 즐겨 마셨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는 발전을 거듭해오며 청대에 이르러 철학과 예술을 바탕으로한 완벽한 공부차의 형태로 자리 잡게 되었다. 또한 민국시기 이후 조산공부차는 일부계층의 문화가 아닌 전 계층이 즐기는 문화가 되었으며 현재는 중국을 대표하는 차문화인 공부차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여 중국의 대표적인 다예로 꼽힌다.
이렇게 조산공부차가 중국을 대표하는 다예가 된 것은 이 지역의 음다문화가 단순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전통문화에 그치지 않고 현대를 살아가는 조산인들 삶의 방식과 가치관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며 지금까지 전통적인 모습을 잃지 않고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조산인들에게 차는 일부 계층의 문화가 아닌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일상 그 자체이다.
하지만 현재 조산공부차는 가장 전통적인 다구인 다십이보라 불리는 열두 가지의 다구를 모두 사용하기보다는 다사보로 꼽히는 차호(茶壺), 다배(茶杯), 옥서외(玉書煨), 홍니소화로(紅混小火爐)를 중심으로 다구의 개수를 축소하여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조산인들은 바쁜 삶을 살아가는 와중에도 자연을 그대로 옮긴 듯한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닌 조산의 전통적인 다구를 사용하며 주변인들과 함께 차를 나누고 일상을 공유하는 것을 여전히 즐기고 있다. 이러한 그들의 삶의 모습은 다른 지역과는 차별되는 조산인들만의 독특한 문화적 특징을 만들어 냈는데 본 연구는 이것을 세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첫 번째는 예술적 관점이다. 조산인들은 조산지역의 우수한 자연환경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이러한 자연을 만끽하며 그 속엣 차를 즐기고자 한다. 그리하여 조산공부차의 다구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살려 소박하면서도 단아하게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이러한 다구를 사용하여 차를 우리는 다예는 매우 정교하면서도 아름답게 정리하여 조산공부차가 가진 예술적 특징을 집약해 놓았다.
두 번째는 인문학적 관점이다. 조산공부차는 예술을 기반으로 한다. 다예(茶藝)뿐만 아니라 철학을 바탕에 둔 다도(茶道)가 하나로 결합하여 완성되었다. 이 중 다도는 이차수덕(以茶修德)의 관점에서 접근한 유가(儒家)사상, 다선일미(茶禪一味)로 정리되는 불가(佛家)의 사상 그리고 무위자연(無爲自然)을 바탕에 둔 도가(道家)사상이 융합되어 지금의 조산공부차를 만들었다.
세 번째는 일상문화적 관점이다. 차를 일상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조산인들은 차를 마시며 인간관계를 이어간다. 그리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차를 마시기 때문에 도시 곳곳에 크고 작은 다관이 발달하였으며, 자연을 벗 삼아 차를 즐기고자 하는 조산인들의 열망이 야산차관이라는 독특한 문화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그들의 풍습은 차를 마시지 않는 순간에도 이어져 차와 관련된 예절이 일상예절로 받아들여지며 집안의 대소사에도 차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조산인들은 조산지역의 우수한 자연환경에서 만들어진 차와 다구를 사용하여 정성스럽게 우린 차를 마시며 그들의 삶과 정신세계의 조화를 이루고자 한다. 그리고 이것은 조산지역의 보편적인 일상문화이자 일상예술이 되었으며, 지금은 중국을 대표하는 차 문화로 자리매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