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의 3대 주요 종파 중 하나인 동방정교회에서는 신학적이고 교리적이며, 전례적이고, 종합적인 종교예술이 자리 잡고 있다. 특별히 이콘과 관련한 '이콘 예술'은 동방정교회에서 교회와 신앙에서 없어도 될 부록이나 보조적 수단이 아니며, 오히려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종교개혁 전통에 서 있는 개신교회에서 이콘을 보는 시선은 생소할 뿐만 아니라, 이콘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며, 갖고 있는 인식 또한 부정적인 생각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이유로 개신교회에 몸담고 있는 연구자는 '이콘예술'에 관한 보다 정확하고 분명한 신학적 이유들을 연구하고 싶었다.
동방정교회 이콘은 성경을 바탕으로 그려진 신학의 가시화(可視化)를 말한다. 따라서 이콘은 그 자체가 신학적 의미를 포함한다. 이콘의 신학적 의미는 그리스도교 신학에서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건을 바탕으로 성립되기 때문이다. 이콘은 보이는 물질적 세계와 보이지 않는 초월적 하나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 말씀과 육신, 내재성과 초월성, 시간과 영원을 다리 놓는 예술로써 독특한 존재론적 위치를 지닌다. 이콘을 통한 모든 행위들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안으로 이끌어 가시는 그리스도의 신비를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콘은 구체적인 시공간 안에서 믿고 있는 바를 가시적 형태로 드러낸 것이며,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신앙이 낳은 거룩함의 표현이요, 거룩함에로의 참여하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을 가시화하고 형상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곧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에의 기쁨에로 참여한다는 신비적 체험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구약에서처럼 말씀으로만 하나님의 계시에 직면하였다면, 신약에서는 형상과 말씀 두 가지를 통해 계시가 이루어진다. 즉, 이콘을 공경하는 것이 구약에서 금지한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우상'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신약에서의 성육신이라는 역사적 이콘에 기초하여 이콘이 증거하는 하나님을 경배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하나님의 형상을 만드는 것이 죄였으나, 하나님이 실제로 사람의 모습으로 오신 이후에는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콘으로 묘사하는 것이 적절한 신앙의 표현인 것이다. 연구자는 개신교회와 개신교인들이 이콘과 그 이콘이 드러내주는 실제 사이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의 상징적 언어의 감춰진 의미를 올바르게 해독할 수 있다면, 이콘을 바라보면서 초월적 하나님에게로 나아가는 상승의 길을 경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 논문은 개신교회와 개신교인들이 '이콘예술'의 신학적 의미에 대해 놓치고, 외면하고,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연구하여 소개함으로써 이미지예술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거나 의심의 눈초리로만 바라봄으로써 풍성한 신앙의 체험을 제약하는 개신교 예배, 문화, 신학에 초석을 제공하는 연구로 기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