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트럼프(Trump)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핵태세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시절부터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기존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상(nuclear free world)'과는 크게 다른 기조로 '힘을 통한 평화'를 내세워 핵전력을 증강하고 있다. 특히 2018년 핵태세 검토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 안보환경을 강대국 간 전략적 경쟁의 장으로 인식하고 핵무기의 역할을 강조했다.
본 논문의 목적은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핵태세 변화를 분석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적 경쟁국으로 인식한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위협의 변화를 살펴보고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핵태세를 분석하였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각 행정부의 핵태세검토보고서를 중점적으로 분석하여 핵정책 또는 핵전략의 변화를 분석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를 구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의미와 방향을 포함하고 있는 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단순하게 핵태세의 기조만 오바마 행정부와 다르게 가지고 선언적인 의미로서 변화된 양상이 없다면, 이러한 변화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본 논문은 이러한 측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핵태세는 실행적인 측면에서 변화했는가?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그것이 한국에게 주는 함의는 무엇인가? 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트럼프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의 핵태세를 핵사용교리, 핵전력평가의 두가지 측면을 비교하고자 시도했다.
연구결과 트럼프 행정부의 핵태세는 오바마 행정부에 비해 공세적인 핵태세를 보여주었다. 첫째,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에 비해 핵무기의 역할을 강화하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무기 역할의 최우선순위를 핵무기 뿐만 아니라 비핵무기 공격의 억제까지 역할을 확대하였다. 이는 핵무기의 역할 축소를 통해 핵 비확산에 기여하는 데에 최우선순위가 있었으며 비핵공격에 대한 억제에 대한 핵무기의 역할을 제시하지 않은 오바마 행정부에 비해 큰 변화이다.
둘째, 핵 사용 상황을 보다 폭넓은 상황에 두었다. 오바마 행정부가 규정한 극단적 상황에서 범위를 넓혀 비핵 전략적 공격을 포함하였다. 이는 기존 핵공격에서 재래식, 화생방, 우주, 사이버 공격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핵 사용상황을 확대한 것이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핵 선제불사용 정책을 명확히 거부함으로써 핵 사용상황을 넓혔다.
셋째, 저강도 핵 옵션을 포함하여 유연하고 다양한 맞춤형 핵전력을 추구하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태세는 오바마 행정부의 핵전력 현대화계획의 연장선상에서 추진 중이지만 핵 현대화를 최우선 과제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예산을 강조하였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신속대응수단으로 SLBM 저강도 핵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넷째, 대폭 증대된 핵무기 관련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핵 안전보장국의 핵무기 관련 예산은 오바마 행정부 시기에 비해 2배의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이에 비해 비확산 예산은 핵 안전보장국의 예산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속에서도 감액을 요청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초점이 오바마 행정부의 핵 비확산에서 핵전력 증강으로 옮겨졌다는 점을 보여 준다.
본 논문에서 다룬 트럼프 행정부의 핵태세의 공세성 변화는 앞으로 한국에 있어 북핵문제 해결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함의를 제공한다. 첫째, 트럼프 행정부가 핵 사용범위를 넓히고 실제 핵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다양하고 유연한 옵션을 검토함에 따라 향후 북한의 도발이나 위기상황시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군사력 시위나 급격한 위기고조가 예상된다. 둘째, 미국 핵태세의 변동으로 역내 전략적 균형이 변화하거나 강대국간 핵경쟁 가능성이 증가하여 북핵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미국의 핵태세와 확장억제력은 한미동맹 내에서 미국이 한국에게 제공하는 핵우산과 깊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의 핵태세를 지속적으로 분석하여 핵 확장억제의 신뢰성 강화를 요구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