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 속에서 제일 먼저 논의되는 부분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라는 문제일 것이다.
어떤 소재를 통해 어떤 주제를 표현할 것인가? 라는 문제는 창작자로서의 작가, 또는 감독이 영원히 짊어지고 가야될 숙명과도 같은 무거운 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작품성과 흥행성을 추구하기 위해 이미 출판되어 독자들로부터 1차 검증을 끝낸 문학 작품에게서 그 해답을 찾기 시작했고 서서히 그 영역을 대본소를 찾아 읽곤 했던 만화의 영역에까지 눈길을 돌리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1986년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필두로 만화 원작을 영화나 드라마로 옮기는 작업이 계속 시도되었는데 1990년대 이후 허영만, 박봉성 등의 작품들이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게 되자 만화 원작은 1990년대 이후 대중문화의 새로운 트렌드인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전형이 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급속한 인터넷 보급과 함께 웹툰 작가들의 등장이 시작됐는데 웹툰 작가 강풀이 2004년 포털 사이트 다음에 연재한 〈순정만화〉는 대본소 중심의 출판 만화의 시대에서 본격적인 웹툰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그와 동시에 새로운 소재 발굴에 목말라하던 영화나 드라마 업계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웹툰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강풀의 〈순정만화〉(2008년)또한 영화로 만들어졌고 그 후 강풀과 함께 웹툰 시대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윤태호 작가의 〈이끼〉(2010년), 〈미생〉(2014년), 〈내부자들〉(2015년) 역시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본 논문은 현재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만화 원작의 영상화 작업의 일환으로 〈쩐의 전쟁〉, 〈대물〉, 〈야왕〉 등으로 대중들에게 너무도 잘 알려져 있는 박인권 화백의 만화 〈여자전쟁〉 시리즈 중 하나인 〈봉천동 혈투〉를 2부작 TV드라마로 제작해 만화 원작이 어떻게 '원 소스 멀티 유즈'의 형태로 변형되는지 연구해 보고자 하는 바이다.
본 논문은 크게 세 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진다.
첫째, 연구의 목적과 방법을 기술한 서론 부분과 둘째, 만화 원작인 〈봉천동 혈투〉가 2부작 TV드라마로 제작되어진 과정을 Pre Production 단계, Production 단계, Post Production 단계로 나누어 서술한 본론 부분, 그리고 마지막으로 2부작 드라마로 완성되어진 〈봉천동 혈투〉의 결과물을 통해 얻게 된 '원 소스 멀티 유즈'로서의 만화 원작의 가능성과 한계성을 기술한 결론 부분이다.
부디 본 논문이 만화나 웹툰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어지는 과정 속에서 약간의 참고가 되기를 소망하며 본인 역시 만화 원작을 활용한 '원 소스 멀티 유즈'로서의 방법론에 대해 더욱 연구해 볼 것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