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 5일제의 시행에 따른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 증대와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 공교육 기관의 자유학기제 등이 시행되면서 지역의 문화기관이자 교육기관으로 박물관의 새로운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관람객들이 박물관에서 전시를 관람하는 것 이상으로서의 다양한 경험들을 원하기 때문에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 중에서 유물과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 역할로서의 '교육'의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국립박물관 교육은 사회교육이자 평생교육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대부분의 박물관이 전 연령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각 박물관마다 특색을 가진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 개발보다는 기존과 차별화되지 않은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국립지방박물관은 지역적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장소로, 이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문제의식 하에 본 연구는 국립지방박물관이 갖고 있는 고유 정체성과 지역의 역사·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유물과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했다. 프로그램 개발 전략으로는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기반으로 스토리텔링을 활용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학습자들은 유물 자체로서의 의미와 가치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그 안에 숨겨있는 당시 사회의 생활모습들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다. 구체적인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유물 연계 교육 스토리 유형을 살펴보고 Ellis와 Brewster의 이야기 중심 수업 모형인 스토리텔링 전 활동, 스토리텔링 본 활동, 스토리텔링 후 활동 3단계를 적용하였다. 본 프로그램은 국립광주박물관의 대표적 유적임과 동시에 지역적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농경문화실 속 신창동 유적을 중심으로 구성한 것이다. 프로그램 주제는 '21세기 신창마을 이야기'이며, 교육대상은 초등학교 5~6학년을 선정하였다. 교육프로그램은 총 8차시로, 1~2차시는 스토리텔링 전 활동으로 국립광주박물관에 대해 놀이를 통해 살펴보고, 신창동 유적에 대한 마인드맵을 통해 사전지식을 확인한다. 이후 학습자는 2천 전 가상인물이 보낸 편지를 통해 신창동 유적이 있었던 시대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고, 그 인물이 학습자에게 던지는 미션을 제공받게 된다. 3~5차시는 이 미션의 해결과정에 해당한다. 이 과정은 4단계(이론학습, 전시실학습, 체험학습, 사후학습)로 구분된다. 첫째, 이론학습 과정에서는 '농경', '생산', '생활' 3개의 주제에 적합한 유물에 관한 스토리를 들려준다. 둘째, 전시실학습 과정에서는 각 주제에 해당하는 유물에 대한 이야기를 연계 유물로 확장시켜 나가는 경험을 한다. 셋째, 체험학습 과정에서는 유물과 연계한 체험학습을 해봄으로써 유물의 용도와 쓰임을 알 수 있다. 넷째, 사후학습 과정에서는 결과물로 만들 그림책 제작을 위해 차시마다 배운 것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그려본다. 6~8차시는 스토리텔링 후 활동에 해당한다. 여기에서는 본 활동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스토리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글과 그림으로 표현된 결과물을 발표한다.
본 프로그램을 통해 국립광주박물관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신창동 유적에 담긴 당시 시대의 생활모습 전반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결과물로 그림책을 제작하여 유물이 가지고 있는 과거 이야기를 바탕으로 학습자가 살고 있는 현재 이야기가 반영된 새로운 스토리를 구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