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은 효과중심의 전쟁을 추구한다.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현대전의 핵심이다, 이런 맥락에서 가장 적합한 전략이 바로 참수전략이다. 참수전략은 전략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대상만을 제거함으로써 불필요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1993년 제1차 북핵 위기부터 시작된 북한의 핵 개발은 지난 9월 9일 5차 핵실험에 성공하며 핵 능력이 거의 완성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알렸다.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실시되었던 제재와 대화가 북한의 핵보유를 저지하지 못했다는 무능감에서 '참수'는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참수'의 단어가 주는 자극성은 북한의 반응만큼이나 파격적이었다. 많은 언론들은 북한의 이런 반응을 우려하면서도 김정은의 제거만이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참수를 단 한 번도 수행해본 적이 없는 우리에게 참수는 매우 낯선 영역이었다. 이를 반증하듯 참수에 대한 국내의 연구는 찾아 볼 수 없었으며, 독자적인 참수전략 수행에 필요한 능력은 정밀타격능력을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이 연구는 이 같은 측면을 고려하여 향후 참수전략을 수행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였을 때 성공적인 참수전략의 수행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단순하게 생각되던 참수작전을 전략적 수준에서 살펴보고자 하였으며, 대상, 방법, 능력을 중심으로 참수전략의 성공 조건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 논문에서 성공적인 참수전략의 수행을 위해 주장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시에 수행되는 참수전략에서는 신속한 전쟁의 승리를 위해 '적 지도자'가 가장 전략적 가치가 높지만 평시에는 '적 핵심시설'도 '적 지도자'와 거의 동일한 전략적 가치를 갖는다는 것이다. 물론 평시에도 '지도자'에 대한 참수는 전시와 마찬가지로 높은 전략적 가치를 갖고 있다. 하지만 도덕적인 측면과 윤리적인 측면에서 '지도자'에 대한 참수는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기 힘들며, 최첨단 감시정찰자산을 보유하고 있다할지라도 지속적인 감시와 추적이 어렵다. 이 때문에 참수전략의 성공률이 매우 낮았으며 '지도자'의 제거에 실패할 경우 더 큰 보복을 초래하였다. 따라서 '지도자'에 대한 참수는 대상의 높은 전략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전략의 수행에 있어 제한사항이 많다. 반면, '핵심시설'에 대한 참수는 탐지와 추적이 용이하였으며 불필요한 피해를 최소화함으로써 확전을 예방할 수 있었으며 어느 정도 결과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였다. 따라서 '핵심시설'에 대한 참수는 '지도자'를 참수대상으로 선정했을 때의 제한사항을 극복함으로써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지도자를 제거하는 것에만 국한된 일원적인 전략구상보다 참수전략의 위협을 암시-위협-제거 순으로 높이는 단계적인 전략구상이 더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참수에 대해 지도자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가장 핵심적인 행위이지만 참수를 전략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지도자의 제거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참수 전략은 계획을 수립하고 참수전략을 위한 무기체계를 확보하는 순간부터 수행된다. 이 과정에서 잠재적인 적대국은 상대가 참수전략을 고려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또한 두 국가 간의 위기가 격상되어 참수전략 자산을 전개하고 훈련하는 것은 상대국가에게 참수전략이 임박하였음을 인지시켜 상당한 압력을 준다. 이처럼 암시와 위협만으로도 참수전략은 상대방에게 압력을 줄 수 있으며, 참수전략의 수행 신뢰도가 상대국가에게 제대로 전달된다면 참수전략으로 달성하고자 한 최종 목적을 초기단계에서도 달성할 수 있다. 이처럼 '제거'의 일원적인 전략구상이 아닌 위협을 확대하는 단계적 전략구상은 보다 효율적으로 상대방에게 압력을 주어 최선의 경우 '제거'의 단계를 수행하지 않더라도 전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한다.
셋째, 참수전략에는 전문화된 참수전력은 물론이고 군사력의 우세도 매우 중요하다. 지금껏 대부분의 참수는 미국에 의해 수행되었고, 당연히 미국은 참수 대상국 보다 항상 군사력이 우세하였다. 이 때문에 참수 대상국은 미국에 대해 보복을 수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독자적으로 참수전략을 수행한다면, 미 증원 전력에 대한 지원을 기대 할 수 없다. 따라서 북한에게 군사력의 우세를 갖고 있다고 평가하기 힘들기 때문에 북한은 보복을 쉽게 고려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보복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재래식 전력의 꾸준한 증강이 필요하다. 이는 참수전략의 수행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모든 상황에서 북한의 호전적 행동을 억제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다.
본 논문은 참수전략의 영역에서 참수전략의 성공조건을 분석하고 이를 한반도 상황에 적용하여 제한사항과 선결조건을 분석하였다. 이는 일관성 있는 정책 수립 및 업무의 효율적인 추진에 도움을 주며, 향후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주도의 참수전략이 수행됨에 있어 이론적인 토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