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최근 고도의 경제 및 문화성장으로 인하여 본격적인 소비사회로 진입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한식(韓食) 시장의 흐름에도 영향을 끼치기에 이르렀는데 한식에 있어 소비자가 느끼는 감성과 개성, 그리고 다양성을 중요시 여기며 이러한 소비자 특성은 개인이 주관적 관점에서 선호하는 양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한식의 성향도 단순히 배고픔을 채우기 위한 음식에서 벗어나 즐거움과 문화를 경험하고자 하며 무엇보다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음식의 담음새에 대해 민감하게 지각하고 평가하는 의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식에 있어 담음새는 오감 중에서도 가장 먼저 반응하고 느껴지는 시각적 요소로 미각을 자극하는 데 밀접한 필요조건을 가진다. 이렇듯 음식과 그릇간의 조화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분야의 연구는 상당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소비자는 한식의 담음새를 부담 없이 즐기며 볼 수 있는 유희로 간주하는데 이르렀고 그릇에 담겨진 음식의 담음새를 보면서 마치 대중미술을 감상하듯 부담 없이 오감으로 느끼며 심취하여 그로 인한 커뮤니케이션 만족을 얻게 되었다. 이렇듯 음식의 연출이란 제한된 시간에 즐기면서 소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음식을 그릇에 올려 그림을 그리듯 시대에 따른 유행, 기호, 취향 그리고 문화를 담아낼 수 있다. 곧 소비자는 이를 주관적 유희로 즐기는 것이다. 때문에 '맛스럽게 보인다'라는 것에 대한 각자의 경험과 배경지식이 다르므로 음식의 담음새야말로 중요한 그릇의 연구 분야라 생각한다.
이에 본 논문은 굽 높은 그릇을 중심으로 하는 한정식 그릇으로 조형적 긴장감을 유발시키고 이에 따라 우아하고 고고한 이미지를 풍기게 된다. 또한 조형성과 더불어 일반 그릇과는 다른 특별한 정서를 내포하고 있다. 굽이 높은 그릇은 왠지 모를 신성함과 존귀한 이미지를 뿜어낸다. 예로부터 이러한 그릇이 의례용기로 사용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릇의 담는 면을 높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기물에 굽이나 다리를 만들어 주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받침 같은 구조적 장치를 더하는 방법이다.
연구자는 굽이 높은 그릇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연구 작품을 내벽의 형태에 따라 분류하고, 직접 음식을 담아 봄으로써 굽 높은 그릇이 주는 시각적 효과와 정서적 의미를 살펴보고 이를 한정식 그릇으로 활용해 보고자 하였다. 그렇게 함으로 해서 긴 역사를 가진 한식의 품위를 더함으로 한식의 위상이 높아지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