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학에서는 예로부터 사람의 골격과 얼굴, 수족과 자세, 음성과 체취, 그리고 기색(氣色)과 마음에 이르기까지 신체와 정신 전체를 관찰한다. 이를 통해 부귀빈천과 화복(禍福), 수명(壽命), 현명함과 어리석음, 건강 등을 분별하여 다가올 흉사(凶事)를 대비하고, 복을 구하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한다.
관상학에서 제일 중요한 신체 부위는 얼굴이다. 얼굴 생김새와 피부에 드러나는 기색을 통해 사람의 운명과 건강 등의 현재 상태와 미래의 조짐을 파악할 수 있다. 이 논문은 얼굴의 기색에 관한 연구이다. 본 논문은 관상 전문 도서로서 오늘날에도 전해오는 『마의상법(麻衣相法)』과 『유장상법(柳莊相法)』에 나타나 있는 기색에 관한 내용을 비교 분석하여, 그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하였다. 이를 통해 시대를 거듭 나면서 관상학의 주요 부분으로 활용되어온 기색 관찰의 내용을 정리하고, 나아가 우리 시대에 필요한 기색의 의미를 제시해 보았다.
관상학에서의 '기(氣)'는 오장육부의 여정(餘情)으로서 인체의 피부 안에 있고, 피부 밖으로 나타나는 것은 '색(色)'이라고 한다. 상서(相書)에서 전하고 있는 기는 그 바탕인 형체의 그릇 안에서 '혈(血)'로써 길러지고, '신(神)'과 서로 하나의 쌍처럼 상호작용을 한다. 색은 인체 내부에서 발현되는 기가 외부로 표출될 때 드러나는 특유한 빛이다. 기색으로 나타나는 기본적인 색상은 청·흑·적·백·자·황·홍색이다. 청·흑·적·백색은 흉색으로 질병·사망·파재(破財)·형액(刑厄) 등과 관련이 있다. 자·황·홍색은 길색으로 복록·식록·명예 등과 관련이 있다.
기색을 살필 때는 이러한 색상이 지니는 밝고 어두운 정도, 빛나거나 윤택한 상태의 여부, 칙칙하거나 들뜨거나 하는 등을 함께 관찰하고, 색의 근원인 기의 왕쇠(旺衰)를 자세히 살펴야 한다. 또한, 형상과의 조화와 균형을 살피고 오행설에 따른 얼굴 부위의 특성과 생극(生剋)의 이치를 통해, 기색이 좋은지 나쁜지를 분별한다. 이를 통해 그 사람의 길흉화복·수명·건강 등의 현재 상태와 가까운 미래 운의 흐름을 추단(推斷)한다.
이러한 기색은 사람의 노력에 의해 변화될 수 있다. 즉 상서(相書)에서 전하는 기색과 연계하여 나쁜 기색을 보하거나, 오행의 기운을 살리는 등의 화장을 통해서 자신감과 긍정적 에너지를 확대시켜 좋은 운의 흐름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마음을 닦고 타인에 대한 사랑의 마음과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마음자세와 실천을 통해 운의 길흉도 바꿀 수 있다.
'면상불여심상(觀相不如心相)'이라는 말이 있다. 즉 '얼굴의 상이 마음 상만 못하다.'라는 말이다. 따라서 마음의 수양과 덕을 쌓아 복이 있는 얼굴, 행복한 인생, 운명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본 논문의 연구 결과이며, 나아가 관상학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