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꼴라주는 여러장의 사진들을 조합하면서 다양한 내용을 제작자 임의로 구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중적 의미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주기 때문에 시각언어적으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시각예술가들이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포토꼴라주가 가지고 있는 시각언어적 내러티브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이를 위해 데이비드 호크니식 포토꼴라주인 조이너의 내러티브 특성을 현대 기하학을 이용하여 분석하고 체계화한다.
호크니는 피카소의 입체파적인 개념을 도입해서 대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와 '어떻게 재현할 것인가'에 대한 실험을 하고 다양한 개념과 방식의 신입체파적 조이너 작품들을 제작한다. 그는 대상을 여러 시점(view point)으로 찍은 사진들을 자신의 의도대로 배열하거나 중첩시켜 하나의 작품으로 재구성하면서 다양한 시공간을 만들었다. 호크니의 조이너는 대상의 외적형상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형상을 다루는 기하학으로 분석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푸앙카레는 Science And Hypothesis(1902)에서 4차원, 비유클리드 기하학 등의 현대기하학이 입체파의 표현도구로써 기능할 수 있도록 이론적 근거를 제공해 주었다. 이를 통해 입체파 예술가들은 작품에 시공간 연속체인 4차원 기하학을 통해서 중첩된 표상들을,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통해서 왜곡되는 공간을 재현하였다. 입체파 화가들이 한 것처럼 호크니도 조이너를 제작하면서 4차원 기하학과 비유클리드 기하학 등을 표현 도구로 사용한다. 또한 호크니는 입체파에 움직임을 융합하여 신입체파식 조이너를 제작하는데 이것은 새로운 내러티브를 형성한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도 현대 기하학 이론들을 이용하였다.
호크니의 조이너를 연대기적으로 분석하면 단순한 구성에서 복잡한 구성으로 발전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 과정을 분석하면 대상의 다중적 재구성에서부터 시작하여 움직임의 다중적 재구성을 거쳐 사건의 다중적 재구성으로 발전하였음을 알 수 있다. 호크니는 이러한 표현법을 이용해서 복합적인 사건을 내러티브하였다. 복합적인 내러티브를 구성하는데 불교의 2중 역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것은 신입체파의 다중적 시각과 현대 기하학의 뫼비우스띠의 2중성과 연결되고 최종적으로 〈페어블로섬 고속도로〉에서 하나로 결집된다.
결국 호크니는 꼴라주 기법을 통해 다양한 관점과 움직임을 부여하여 보이는 세계를 보이지 않는 세계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도 시각적으로 보이는 세계로 재현하고 있다. 하나의 사물이나 사건을 설명할 때 단순히 보이는 대로 설명하는 것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시각으로 본 것들과 많은 순간의 움직임들을 내포함으로써 기존의 사진이 가지고 있는 시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다중적인 세계를 재현한 것이다.
본 논문에서 시도한, 기하학을 통해 예술작품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방식은 예술작품 제작과정에서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줄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와의 교류를 통해 사고의 유연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도이며 방법론이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사진 작품들에 대한 분석 방법론과 창조적 재현 방법론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