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각장애인이란 선천적 시각장애인과는 달리 정상적인 시력을 갖고 삶을 살아가다가 질병, 유전, 사고 등의 이유로 시각장애를 갖게 된 사람을 말하며, 중도시각장애인은 과거 비장애인으로 생활한 경험이 있어 장애를 입게 된 이후에도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수용하기가 어려우며 갑작스러운 신체기능의 상실로 인해 생활적응에 더 많은 곤란을 경험하게 된다. 지금까지 중도장애인의 장애수용과 관련된 연구들은 인구사회학적 특성, 장애관련 특성, 자아존중감과 같은 주로 개인적 특성에 초점을 두고 연구되어 왔으나, 최근 장애개념에 환경적 요소들이 포함됨에 따라 장애수용 개념 역시 손상 그 자체보다는 가족이나 사회의 반응 등과 같은 환경에 대한 개별 경험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장애수용을 단순히 장애인 자신의 심리적 변화를 유도하려는 것을 넘어 환경적 영향을 받는 복합적인 결과로 인식하고, 그 영향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에 대한 검토를 통해 개인적 요인으로는 자아존중감이, 환경적 요인으로는 사회적지지가 중도시각장애인의 장애수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이로써 장애수용의 향상을 위해 재활과정에서 자아존중감의 향상과 더불어 중도시각장애인의 환경자원을 적극 활용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중도시각장애인의 장애수용을 돕기 위한 실천기술이나 정책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제공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대상은 15세 이후 질환 또는 사고로 시각장애를 입은 중도시각장애인 2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회수된 설문지는 SPSSWIN 19.0을 이용하여 빈도분석, 신뢰도분석, T-test, ANOVA, 상관분석,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고, 본 연구의 주요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도시각장애인의 일반적 특성 중 자아존중감은 결혼상태, 직업, 소득에 따라, 사회적지지는 연령, 결혼상태, 동거가족 유무에 따라, 장애수용은 결혼상태, 직업, 소득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둘째, 중도시각장애인의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 장애수용 간 유의한 정(+)적인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셋째, 중도시각장애인의 일반적 특성을 통제한 후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장애등급이 낮으며(6급 일수록), 사회적지지,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장애수용 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중도시각장애인의 장애수용을 돕기 위해 이들의 자아존중감 향상을 위한 접근과 더불어 가족, 친척, 이웃 및 주변사람들의 사회적지지가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중도시각장애인의 장애수용을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천적 개입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중도시각장애인에게 직, 간접적으로 사회적지지를 제공하고 있는 가족 및 주변사람들을 대상으로 시각장애 인식개선교육, 중도시각장애인 가족 멘토링 지원 등의 역랑강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둘째, 중도시각장애인에 대한 주변사람들의 사회적지지를 강화하기위해 동료상담가 양성 및 활동프로그램 활성화가 필요하다. 또한 장애인복지 관련기관 종사자, 관련학과 대학생 및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재활상담 전문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 및 사회재활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지원과 더불어 중도시각장애인들의 심리사회적 적응을 돕기 위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상담관련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도입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