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끝자락인 전라남도 고흥반도 녹동 항구 맞은편에 보면 작은 사슴 모양을 한 섬, 소록도가 있다. 계절마다 보여주는 아름다운 풍광 외에는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는 이 작은 섬에는 질곡의 20세기 한반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우리는 보통 소록도라고 하면 한센병자들의 수용소와 병원이 들어서 있는 곳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지만, "100여 년의 소록도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우리 민족이 걸어온 고달픈 발자취의 축소판과도 같다.
또한 소록도의 역사는 현재 남아 있는 600여 명의 주민들 가운데 80% 이상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이 땅의 기독교 역사와도 너무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눈물과 한숨, 고통과 피로 얼룩진 고달픈 여정 속에서 신앙의 힘은 그들이 고된 발걸음을 내딛는 원동력이자 위로와 피난처가 되어 주었다. "소록도 교회는 현재 전 세계에서 매년 수만 명의 기독교 신자들이 방문하는 한국 기독교의 성지이기도 하다."
소록도의 역사와 삶의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 노력은 그동안 여러 방면에서 활발히 이루어져 왔는데, 공중파 방송에서만 1996년 이후로 14차례나 다큐멘터리로 제작 방송되어졌다. 또 최근에는 KBS 다큐멘터리 3일과 기독교 방송인 CGNTV에서도 역시 다루어졌다.
이 작품의 목적은 소록도의 역사 그 저변에 흐르고 있는 기독교의 영향력에 주목하면서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의 애환과 아픔을 간직한 소록도 역사의 진실의 이면 속으로 들어가서 그 의미를 찾고자 하는데 있다. "소록도 아리랑"은 재미교포인 장양희 기자의 눈을 통해 소록도의 지나간 발자취를 되짚어 보면서, 오랜 세월 한센병자들이 겪어왔던 질고의 세월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찾아간다. 장 기자는 미국에 있을 때, 교회집회에 참석했다가 한 목사님을 통해 "민족의 뿌리이자 선교의 성지"로서의 소록도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으로 접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목사님이 들려주는 기독교적으로 개사한 아리랑"을 통해 "민족"과 "신앙"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된다. 이 작품을 통해서 두 가지 키워드라 할 수 있는 "민족", "신앙"을 소록도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과 그것이 주는 의미를 재해석하고 종합하려고 한다. "민족"이라는 키워드는 종교성을 초월해서 한민족이라면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기존의 소록도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갖고 있던 한계를 극복하면서, 분명 기독교적이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그래서 소록도의 역사에 대한 진실을 바로 알릴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