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들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정에서 대거 해외점포를 정리한 후 경영합리화에 중점을 두는 소극적인 경영으로 해외진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다가 2∼3년 전부터 다시 늘리고 있다. 진출지역도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중심으로, 해외점포의 영업도 국내기업의 해외지사 및 현지법인, 그리고 해외교포 등과의 거래에서 현지인을 대상으로 현지화 전략으로 바꾸고 있다.
그렇지만 금융 산업이 제조업보다 고부가가치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금융 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주요 선진국들의 금융업 해외직접투자액에 비해 매우 미약하다. 이는 그동안 국내은행들은 안전하고 쉬운 국내시장에서 업무영역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하여 왔기 때문이다.
국내은행의 해외진출은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 및 성장성 개선은 물론 거시적 측면의 자본수지의 개선에도 기여한다. 금융 수입국과 수출국으로 금융 산업의 양방향 금융개방체제를 구축함으로서 외환위기에 대한 완충역할을 한다. 주요 선진국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저가에 알찬은행들을 사들이고 있다.
호주의 맥쿼리은행은 우리나라 국민은행 수준임에도 사회간접자본(SOC)투자와 같이 틈새시장으로 해외 진출한 성공은행으로 이 은행 역시 ‘사업모델은 시장에 빨리 대응하는 것이 최고의 모델이다’ 는 해외진출 전략에 의해 미국 발 금융위기 와중에도 유망한 신흥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작금의 국내은행의 역량 및 세계 금융의 현황에 비추어 볼 때 지금이 적기가 아니라는 우려의 의견이 있지만 유럽의 小國이던 네덜란드가 16∼17세기에 세계를 호령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세계화된 금융의 힘이었듯이 국내은행도 금융의 세계화를 통하여 해외진출 기업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양질의 투자기회를 제공하여 글로벌경제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
이미 국내 일부은행은 해외진출에서 성공한 사례를 통해서 확인되었지만 금번이 국내은행들이 투자은행(IB)으로 해외진출이 절호의 기회가 될 수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내은행 산업의 구체적인 해외진출 전략을 위해서 진출 시기, 진출지역, 영업전략, 진출형태 등에 관하여 글로벌 선진은행들의 해외진출사례와 선행연구를 비교분석하고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내용에 기초하여 SWOT 분석을 통하여 국민은행의 해외진출 전략을 모색하였다. 그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차별화 정책으로 진출지역은 선진시장에 비해 성장시장(emerging market) 중심으로 중국 등 동남아시아와 자원이 풍부한 카스피 해 연안지역, 중남미 지역으로 우선시 하였다. 그리고 틈새시장으로 호주의 맥쿼리 은행처럼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특화된 진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진출초기에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에 교두보를 확보하고 점차적 업무영역을 확대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셋째, 개도국별로 성장예상분야에 따라 진출 전략도 다변화하고 특정지역에 쏠림현상(herd behavior) 방지대책이 요구된다.
넷째, 소규모 지점위주 진출을 탈피하여 진출 대상국가의 현지여건·환경 및 자사의 역량에 따라 현지법인 지분매입, M&A 방식과 같이 다양한 진출방식을 활용해야 한다.
다섯째,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현지화 조기달성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 채용 등 현지인에 대한 인력관리가 중요하다.
여섯째, 국민은행의 취약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지역사회에 이익을 환원하고, 문화마케팅의 활성화와 현지인 고용창출이 현지화의 필수요소이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일곱째, 국민은행 자체적으로 리스크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금번 미국과 같은 금융시스템의 허점을 막기 위해 한국형 사후관리 모델을 모색하여야 하고 은행의 건전성 규제와 감독역량 강화에 주력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국내은행의 해외진출을 위해서 치밀한 준비와 전략수립을 통해 국내은행이 스스로의 강점분야를 특화하여 해외진출을 한다면 국내은행들도 성공적인 글로벌금융으로 뿌리를 내리고 우리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