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시대』는 김학철의 대표작이다. 텍스트의 시공간은 조선반도가 실존적으로 체험할 수 밖에 없었던 독립, 민족, 침략 및 자본 등의 복잡한 논의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3장에서는 주로 후쿠나가의 格義개념을 활용하였다. 분석을 통해 텍스트에서 표방하는 마르크스주의가 조선반도의 전통사상인 선비정신에 의해 격의가 일어나고, 선비정신 역시 마르크스주의에 의해 격의가 일어난다는 것을 밝혔다. 4장에서는 『격정시대』의 소설사적 의의를 따져보았다.
그다음 주제적 측면을 고찰하면서 2장에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밝혀내었다.
둘째, 텍스트에 등장하는 조선의용군과 광복군 모두가 정권 자체는 강렬하게 욕망한다. 그러나 생존권을 핵심으로 한 욕망구조에서는 마르크스주의가 “전 세계 프롤레타리아 연합”을 제1 원칙으로, 민족주의가 “자민족 전부의 구성원”을 근간으로 한다.
셋째, 텍스트의 주제적 층위는 생존권, 자본, 역사전통 등 3요소에 집중되었다. 그리고 조선의용군의 진정한 욕망구조가 광복군의 이데올로기적 욕망구조와 일치하다.
시점이론을 활용하여 텍스트 서술전략을 총체적으로 점검해보면 다음과 같다. 작가가 주인공을 내세울 때는 외적 초점화와 내적 초점화를 번갈아 사용하지만 다른 중요한 인물을 내세울 경우에는 외적 초점화를 주로 사용하면서 사실성을 강조하려는 서술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마르크스주의 등 이데올로기적 내용을 전달 시, 주인공보다는 다른 주요인물이 전면에 나타나는 경향이 강하다.
3장에서는 텍스트 내부와 외부를 서로 교차하면서 분석을 진행하였다. 그리하여 텍스트에서 조선의용군이나 작가가 보여준 ‘자본을 대하는 윤리적 태도’에서, 자본의 효용가치의 차원을 오인하였을 가능성을 알아보았다.
선비정신에서 가장 본질적인 것은 義에 합당하지 않은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인데 『격정시대』의 작가 김학철의 좌우명을 통하여 그가 현대판 선비라는 것을알아보았다.
그리고 조선의용군의 욕망구조를 ‘6요소의 3차원 구조’로 따져 각 인물들의 이데올로기 성향을 살펴보았다. 주인공을 비롯한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정권, 민족, 역사전통에 대해 긍정하는 이데올로기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4장에서는 2장과 3장에서 도출한 의미를 모아 『격정시대』의 소설사적 의의를 특히 조선반도의 역사전통인 선비정신과 결부시켜 살펴보았다.
『격정시대』는 전통의 연속과 단절, 그리고 변형이 어떠한 형태로 소설화되어갔는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격정시대』에서는 특히 선비정신과 마르크스주의의 습합이 잘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격정시대』를 ‘빨치산 문학’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격정시대』는 마르크스주의 사상성을 일정하게 보여주고 있는 동시에 선비정신과 높은 친연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