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10-45년 일제강점기를 중심으로 현재(2007년)까지 근대화의 충격Shock of Modernization에 의해 변화된 도시·건축의 적응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도시는 인간의 행위를 담아내는 인간의 집적체이다. 또한 도시는 이 모든 것을 각각의 켜Layer에 기록하고 누적累積해 간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 켜의 기록-당시 법제를 기반으로 고지적과 기록을 통해 당시 도시의 구조와 형상의 변화를 추정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의 변화된 도시의 구조와 형상을 비교·분석하는 기록이다-에 주목한다. 특히, 조선 초기부터 경복궁과 사직단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역사지역인 자하문 길 주변지역의 근대화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 도로 주변의 도시형한옥을 중심으로 도시·건축이 주변환경Context의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조사·분석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서울 특히, 자하문 길 주변지역의 도시·건축의 변화에 대한 기록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본다.
첫째는 도시·건축의 잠재된 변화의 힘인 '공권력'과 '법제'에 의한 '근대화의 충격'이다.
1. 제1기 1910-1962년: 1910년 한일합방을 통해 일제강점기는 시작되었으며, 수많은 법제-경성시구개수, 조선시가지계획령 등-와 기관-조선총독부, 동양척식주식회사, 조선주택영단 등-들로 인해 경성은 자율을 잃고 도시화, 일본화, 서양화, 근대화 되어갔다. 일제강점기 식민지 지배 권력은 '근대화'를 수단으로 삼아 경제적 수탈과 권력 유지의 목적을 성취하였다. 1945년 해방되었으나, 1945-1962년까지의 사회혼란기에는 일제강점기의 많은 법제와 기관들이 그대로 존치되어 사용되었다.
2. 제2기 1962-1993년: 이시기는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로부터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군사정권기이다. 1962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시작한 박정희 정권은 경제재건을 표어Motto로 내걸고 개발을 지향하는 정부를 창출하였으며, 1960-70년대를 대변하는 말인 '한강의 기적', '경제개발5개년계획', '조국의 근대화'는 전국토를 공사장으로 만들었다. 특히, 도시조직을 크게 변형시킨 것은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적 도시계획법과 건축법이며, 나라의 지형과 도시 구조를 바꾼 국토종합개발계획, 도심재개발사업법의 시행이다.
3. 제3기 1993-2007년(현재): 1993년부터 시작되는 문민정부기는 국민총생산(GNP) 10,000$ 시대를 이룩한 시기이며, 이전의 경제중심의 문화정책에서 정보화, 다양성과 통합성의 중요성을 인식한 문화정책으로의 변화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는 서울 도시사都市史 연구, 서울의 북촌한옥마을, 재래시장 살리기와 같은 역사에 대한 재인식과 정책의 변화를 가져왔다. 더불어 다양한 과학기술과 통신기술 등의 발전은 물리적 영역을 바꾸어 놓았으며, 이는 도시의 생활 특히, 상업의 컨텐츠Content의 변화와 상업적 영역의 확장을 가져왔다.
둘째는 각 시기(근대화의 충격)에 따라 자하문 길 주변지역의 도시적 변화과정에 대한 기록으로서 '도시 적응유형Adjustment Type'이다.
1. 길의 변화: 근대화 과정 속에서 도시의 기본 구조인 길의 변화는 '격자형'과 '직선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주로 공권력에 의한-일제강점기 시구개수사업, 시가지계획령과 박정희정권의 국토종합개발계획과 도심재개발사업-길의 변화는 하천의 복개와 기존 길의 확장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길 주변의 상업화를 가져왔으며 주거에서 상업으로의 변화에 따라 건물의 변이Mutation와 변형Transformation을 가져왔다.
2. 필지의 변화: 필지의 변화는 일제강점기 토지구획정리사업에 의해 이루어지며 대형필지에서 소형필지로의 전환으로 나타났다. 도시형한옥의 시작은 소형필지가 만들어 지면서 부터이다. 그러나 박정희정권의 도심재개발사업은 다시 소형필지를 대형필지로 만들어 대형건물을 만들었으며, 이 시기에는 많은 도시형한옥이 파괴되었다. 또한 경제의식의 변화에 따라 상업의 확장, 주차장, 대형건물로의 수직적 확장을 가져왔으며, 이는 대지의 합필을 가져왔다.
3. 건물의 변화: 도시화에 따른 '건물'의 변화는 길과 필지의 변화와 함께 발생되며, 소형건물에서 대형건물로의 변화이다. 건물의 대형화는 주변환경을 변화시켰고, 주변 환경의 변화는 또다시 주변 건물들의 변화를 가져왔다. 주로 주변건물의 변화는 빌딩을 보조하는 시설로 상업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셋째는 각 시기(근대화의 충격)에 따른 자하문 길 주변지역의 건축적 변화과정-주거용 건물에서 새로운 용도인 상업용도로의 변이와 변형-의 기록으로서 '건축 적응유형Adjustment Type'이다.
1. 목조 기둥으로 구성되는 한옥의 특성에 따라 도시형한옥에 만들어지는 상가는 주로 '한옥의 칸으로 분화' 된다.
2. 주거용도로 만들어졌던 도시형한옥이 소형 상가로 변함에 따라 바깥채는 상업용으로 사용하고 안채와 마당은 주거용으로 계속해서 사용되는 '주상복합형 한옥'이 길에 면한 전체 도시형한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3. 근대적 상업공간으로 변화되는 한옥은 전면에 작은건물을 붙이거나 파사드Facade를 붙여서 전면부와 내부공간을 현대적 건물로 만든다.
4. 상업시설의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한옥은 공간의 대형화를 추구하였다. 이에 따라 한옥은 마당에 지붕을 덮고 벽을 없애서 넓은 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한옥은 주변필지와 합필하여 여러 채의 한옥을 연결하여 공간을 확장한다.
이상에서 논한 바와 같이, 근대화의 과정 속에서 서울은 식민지권력과 공권력에 의해 '근대화의 충격'을 받았으며, 아직까지도 남아 우리의 도시·건축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으로 당시의 누적된 도시의 켜를 조사·분석하는 것은 역사도시 서울이 우리의 도시로 되살아나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다. 또한 도시 누적의 도식Diagram인 '적응유형'은 독립된 형태가 아니라 다양한 동태動態이며, 미래도시 서울을 만들어 가는 수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