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를 중심으로 한 도시공간이 주변 도시에까지 미치는 영향은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요즘 항구도시에 관한 작업이 부산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이것은 사업계획과 수지에 따른 개발이익에만 그치는 것일 뿐 항구 도시가 공간적, 심리적으로 작용할 가치에 따른 계획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는 단순한 이익 논리만이 작용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계획이 아닌 개발에 의한 진행이 이루어지고 있고, 합리적이고 지속적인 계획 보다는 시간의 압박에 치인 개발 도시만이 그 결과로서 남을 우려가 있다.
또한 도시계획에 대한 체계적인 인식이 없는 우리의 현 상황은 지역 곳곳의 대지를 무책임하게 방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지는 공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들을 지니고 있음은 분명하다.
건축은 단편적인 대지 안에서 계획되어지는 것보다 전체의 흐름을 인식하고, 체계적인 계획과 함께 현실성을 갖춘 안목으로 구체적이고도 감각적인 안을 제시하는 것이 현실과 이상을 함께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