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세포암에서 p53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와 그 염기서열의 변형 양상을 알아 보기 위하여,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해부병리과에 의뢰되어 진단 받은 간세포암 증례 중 보존상태가 양호하여 분자유전학적 연구에 적절한 파라핀 포매조직 20예와 대조군으로 간세포암에 인접한 비 종양부위 20예를 무작위로 선정하여 각각 exon 5, 6, 7, 8번 부위에 대해 총 160건의 중합효소연쇄반응 및 DNA 직접염기서열 결정법을 시행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남녀 비는 17:3으로 남자에서 호발 하였으며 평균연령은 53세였다.
광학현미경적 검색상, 조직병리학적 유형은 WHO 분류에 의하면 육주형이 12예 (60%)로 가장 많았고 치밀형이 6예 (30%), 위선형이 2예 (10%)의 순이었으며 Edmondson-Steiner 분류상 2등급이 12예 (60 %)로 가장 많았고 1등급과 3등급이 각 4예 (20 %)씩 이었으며, 경화형과 IV등급은 관찰되지 않았다.
분자 유전학적 분석은 중합효소 연쇄반응 실험상 간세포암 6예 (30 %)에서 p53 변이 유전자를 검출할 수 있었다. 그 중 1예 (case No. 19)에서는 사용된 exon들 중에서는 p53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관찰되지 않았고 나머지 5예에서 p53유전자의 돌연변이가 검색되었는데 5예 (25%) 모두 exon 7번 부위에서 제 14073번째 염기인 G의 결손 (deletion)으로 인해 249번째 아미노산 서열이 arginine에서 serine으로 바뀌어 frame shift가 관찰되었다.
중합효소 연쇄반응 및 직접염기서열 결정법을 시행한 결과가 동·서양에서 발표된 기존의 연구결과와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간세포암에서 p53유전자 돌연변이의 검출 빈도는 HBV 감염빈도가 높은 지역에서의 결과에 부합되나 돌연변이 염기서열의 변형 양상은 검출된 5예 모두 G의 결손을 나타내어 기존의 여러 보고에서 대부분의 돌연변이 양상이 G와 T의 전이임을 비교해볼 때 이와는 다른 뚜렷한 특징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돌연변이가 검출되지 않은 1예 (case No. 19)는 본 연구에서 시행한 exon 5, 6, 7 및 8을 제외한 나머지 exon에 돌연변이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간세포암은 미국 등 서구와 비교해서 p53 유전자 돌연변이의 발생빈도가 더 높고 같은 아시아 내에서도 돌연변이 염기서열의 변형양상 또한 달라서 간세포암의 생물학적 행태나 분자 유전적 양상도 서로 상이할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향후 여러 유형의 간염 및 기타 임상적 지표들과의 연계 분석과 본 연구에서 검색했으나 분석을 하기에는 그다지 많지 않은 증례수로 비교할만한 대상이 부족했던 광학현미경적 병리조직검색 및 많은 추적조사와 연구로 교차 검정된다면, 간세포암에서 치료 및 예후에 대한 지표로서 p53 유전자 돌연변이의 의의를 분명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